[사설] 임박한 푸틴 방북, 현명한 외교로 북-러 접근 견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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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에너지 대국인 러시아와 북한의 '전략적 접근'은 한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재앙적 움직임이다.
지난 10일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듯 푸틴의 북한·베트남 순방이 곧 시작될 조짐이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지방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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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주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에너지 대국인 러시아와 북한의 ‘전략적 접근’은 한국의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재앙적 움직임이다. 정부는 두 나라가 전면적인 군사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도록, 균형 잡힌 외교로 최대한 견제해야 한다.
대통령실 고위 당국자는 12일(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며칠 안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도 이날 “다음주 초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쪽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고, 평양 김일성광장에 열병식 때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대형 구조물이 관찰된다는 보도도 나온다. 지난 10일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듯 푸틴의 북한·베트남 순방이 곧 시작될 조짐이다.
한-러 관계는 1990년 9월 수교 이후 30년 넘게 우호 관계를 이어왔다. 관계가 악화된 건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부터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봄~여름께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우회 지원’하며 극히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후 북-러 접근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지방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대가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기술을 전수받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2022년부터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고, 지난 3월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연장도 거부했다. 북-러 접근으로 한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유엔 안보리의 북핵 관련 협조 체제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보수 일각에선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본격적으로 무기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분별없는 구상이다. 자칫하면 한-러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 미국이 개전 이후 지난 7일까지 519억달러(약 71조3천억원)어치의 무기를 퍼붓고 유럽 주요국도 동참했지만, 전황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북-러의 접근은 한-러 관계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유럽에서 고립된 러시아는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 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한-러 관계 개선 여부는) 러시아가 아닌 한국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인 미국 등을 배려하면서도 러시아 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현명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 특히, 무기 공급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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