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수주 가뭄' 뚫은 HD현대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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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선사들이 선별 수주 방침을 고수하면서 선박 수주가 뜸한 가운데 HD현대미포가 중형(MR) 탱커선인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수주를 대거 따내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수익 선종인 PC선 위주의 수주 흐름이 이어지며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HD현대미포는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를 펴는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꾸준히 PC선을 수주하며 순항 중이다.
고수익 선종인 PC선 수주 호조로 HD현대미포의 흑자 전환도 눈앞에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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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이미 작년 실적 추월
우크라 전쟁 겹치며 수요 증가
용선료·선가 상승에 실적 날개
올해 3분기 흑자 전환 전망도
국내 대형 선사들이 선별 수주 방침을 고수하면서 선박 수주가 뜸한 가운데 HD현대미포가 중형(MR) 탱커선인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수주를 대거 따내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수익 선종인 PC선 위주의 수주 흐름이 이어지며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미포가 올해 들어 6월 10일까지 수주한 PC선은 총 48척에 달하며 지난해 수주 실적(38척)을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전년 실적을 추월한 것이다. 2017년 51척을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최대치이기도 하다.
HD현대미포는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를 펴는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꾸준히 PC선을 수주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 1월 아시아 선사로부터 5만t급 중형 PC선 15척을 수주한 이후로 매월 수주를 따냈으며, 이달에도 5일과 7일 연달아 총 4척의 PC선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대형 조선사이자 HD현대미포 그룹사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한 이후 추가로 건조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셔틀탱크 1척이 마지막이었고, 한화오션도 지난 4월 말 LNG 운반선 4척을 따낸 이후 수주가 끊겼다.
HD현대미포가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가는 것은 중형 탱커선 시황 호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화학제품 운송 수요가 해상으로 쏠린 데다 최근 홍해 사태로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로를 택하면서 운송 거리·시간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이미 2021~2022년 발주가 쏟아진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대비 발주가 부진했던 탱커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타 선종 대비 발주가 많지 않아 기저 수요가 있었던 데다 지정학적 이슈까지 겹치며 탱커선 발주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탱커선 수요 증가로 PC선의 용선료와 선가 모두 치솟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PC선 용선료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에 최대 15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미포의 주력 선종인 5만1000DWT(재화중량톤수)급 MR탱커 선가도 2022년 4350만달러(약 590억원)에서 이달 10일 기준 5150만달러(약 700억원)로 18.5% 증가했다. 고선가에 힘입어 HD현대미포는 지난달 이미 총수주액이 33억5000만달러를 달성해 올해 수주 목표액(31억달러)을 일찌감치 초과 달성했다.
고수익 선종인 PC선 수주 호조로 HD현대미포의 흑자 전환도 눈앞에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가로 수주했던 컨테이너선은 계속 인도되는 데 반해 PC선 수주 잔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HD현대미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3척에 달했던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은 올해 4월 36척까지 줄어들었으나, PC선 수주 잔량은 같은 기간 67척에서 96척으로 늘어났다. 과거 고선가에 수주해둔 PC선 물량들이 속속 인도되면서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해 8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 수주가 주력 선종 위주로 구성돼 있어 향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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