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핑계 없는 무덤 생겨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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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자고로 모든 일에 까닭을 찾는다는 믿음이 깨지는 중이다.
오히려 최근의 추세는 굳이 핑계를 대지 않는 쪽에 가깝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내원일수가 0.4% 늘어나는 동안 입원일수는 오히려 2.1% 줄었다.
오히려 쉬지 않을 핑계를 사회가 찾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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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통계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일을 하지 않는 계층이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는 격언을 몸소 반박하듯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쉬었음' 인구는 최근 3개월간 연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생애주기 가운데 가장 왕성한 경제력을 뽐내야 할 30대와 40대의 '쉬었음' 증가세가 무섭다. 지난달에만 각각 4만8000명과 3만5000명이 늘며 전체 증가분(8만7000명)의 95%를 차지한다. 20대는 9000명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작아 보이지만, 이미 '쉬었음' 인구의 15.7%를 채우고 있다. 은퇴연령인 50대 이상을 제외하면 오히려 30대와 40대보다 비중이 크다.
통계청은 매년 한 번 이들에게 굳이 이유를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몸이 좋지 않다"거나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다"는 수준의 것이다. 통계상의 지표와는 괴리된 대답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내원일수가 0.4% 늘어나는 동안 입원일수는 오히려 2.1% 줄었다. 인플루엔자·감기 등 일상 속 질병은 연평균 20% 이상의 비율로 급감하고 있다. 고용시장의 흐름도 견조하다. 지난해 경기부진을 겪는 동안에도 꾸준히 고용률은 우상향했고, 올해 수출회복 사이클이 맞물리며 제조업 분야에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 설·추석 연휴 청년층에서 '가장 듣기 싫은 질문'으로 꼽힌 것은 '취업, 직업 관련 과도한 질문과 잔소리'로 나타났다. 결국 '쉬었음'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듣지 못한 셈이다. 모두가 원래의 대답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다. 사라진 것은 핑계가 아니라 설명을 시도할 여력이다. 정부가 내건 '역동경제' 기조 역시 이미 '쉬었음'의 해답을 짐작한다는 방증이다.
통계청은 "일자리 미스매치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지목했다. '기업 성장사다리 대책'을 내놓은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직장이 중견·대기업으로 인식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쉬었음'에 대한 대답은 이미 우리가 직면한 문제로 나타나 있다. 오히려 쉬지 않을 핑계를 사회가 찾을 차례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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