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미국이 강한 이유
첫째, 미국은 무역이 국가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작은 나라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수출비중이 11.1%(2023년), 수입비중이 14%(2023년)로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다. 미국이 수입상품에 보복관세를 대수롭지 않게 매길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나라가 반발해 보복을 해도 미국 경제는 돌아간다는 생각 때문이다.
둘째, 미국은 식량과 에너지 자급률이 높은 나라다. 식량은 자급자족을 넘어 수출강국이다. 과거에는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꽤 높았다. 하지만 셰일가스 등장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원유 자급률이 60%로 높아졌고 수출도 한다. 이로 인해 중동에서의 정치역학에 변화가 생겼다. 원유에 대한 중동 의존도가 높았던 시절 미국은 안정적으로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중동의 경찰'을 자처했다. 이젠 발을 빼려 한다. 미국의 행보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불안해졌다. 미국을 묶어두기 위해 중국과 가까워지는 척하고 있다.
셋째, 미국의 화폐지배력은 넘사벽이다. 금과 경쟁하는 최고의 안전자산인 달러를 발권하는 국가다. 현재 세계 경제는 매우 취약하다. 하지만 미국 홀로 골디락스 경제를 누리고 있다. 발권력을 기반으로 국채를 마음대로 찍고 있어서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망도 미국의 화폐지배력을 강화하는 원천이다. 국제결제를 위해서는 은행 간 소통망이 필요하다. 이 망에서 배제되면 무역에서 치명상을 입는다. 미국은 누구든 이 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 미국 은행들이 이 망의 핵심세력이기 때문이다.
넷째, 미국은 모든 첨단기술의 공급국이다. 반도체를 예로 들어보자. 시스템반도체 설계는 미국 시놉시스사의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반도체 공장을 돌리려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사의 장비가 있어야 한다. 또 미국 엔비디아의 제품이 없으면 인공지능(AI)을 돌릴 수 없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절절매는 이유도 미국의 이런 힘 때문이다. 반도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양자컴퓨팅, 첨단 바이오, 로봇, 우주산업 등에서도 미국의 기술은 상상을 넘어선다.
다섯째, 과거만 못하다고 하지만 미국은 주요국들을 순식간에 규합하는 힘이 있다. 일단 주요 7개국(G7)의 수장이다. 그리고 사건만 생기면 순식간에 동조국을 모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미국은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 망에서 배제시켰다. 이때 G7을 비롯, 유럽연합(EU)과 한국 등 30여개 국가들이 미국의 배제요청을 받아들였다. 협력국을 하나로 묶는 힘 역시 최강이다. 미국·영국·호주 3자 안보파트너십(AUKUS), 미국과 한국 등 14개국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자 안보대화(QUAD), 한국 등 110개국이 참여하는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예다.
여섯째, 미국의 국방력을 따라갈 나라가 없다. 국방예산이 무지막지하다. 2024년 기준 8860억달러(1200조원)의 국방예산을 편성했다. 2024년 중국 국방예산 2310억달러(309조원)의 3.8배다. 2024년 한국 전체 예산 640조원의 거의 두 배다. 또 모든 무기에서 글로벌 최강이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전쟁도 수행할 수 있다.
미국이 강한 이유를 살펴본 이유가 있다. 한국의 생존에 대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국제질서는 계산적이고 냉혹하다. 당연히 우리도 계산적이어야 한다. 감정적 판단에 치우쳐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럴수록 망가지는 것은 우리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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