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계 "불똥 튈라…자체 점검" 일각선 "쿠팡독주 꺾일 것" 내심 기대

유통업계 엇갈린 반응

◆ 공정위 쿠팡 제재 ◆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제재에 따라 한창 성장 중인 한국 자체브랜드(PB) 시장에 불똥이 튈지 우려된다."(A대형마트 관계자)

"이커머스가 검색 상품 노출 등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조심하게 될 것 같다."(B이커머스 관계자)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는 초강력 제재에 나서자 유통업계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공정위의 조치가 국내 PB 시장 자체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커머스 전반적으로 상품 검색 시스템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다만, 검색 결과 규제가 이커머스 전체로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쿠팡만큼 타격을 입는 업체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이커머스 상당수는 직접 물건을 매입해 판매하는 대신 외부 판매자를 입점시키는 '오픈마켓'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제재가 쿠팡이 독주하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다.

PB 시장 위축을 걱정하는 쪽은 이번 조치가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동안 질이 떨어지는 상품으로 여겨지던 PB 상품들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공정위 제재가 PB 상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다시 키울까 봐 염려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무엇보다도 PB 상품을 판매하는 다른 이커머스로 알고리즘 관련 고발이 이어질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컬리,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PB 상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는 '생수' '휴지' '만두' '계란' 같은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기본 추천 순으로 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는 경우가 다수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에 공정위에서 쿠팡을 지적한 것처럼 상품 노출 순위를 임의로 조작한 적은 없다"면서도 "공정위 발표문에서 '임의 조작'으로 판단한 기준이 다소 모호한 것 같아 우리도 문제가 될 건 없는지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자상거래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PB 상품을 고객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 위치에 놓는다"면서 "PB 상품 상단 노출 규제가 이커머스에만 적용된다면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