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메타·아마존·퀄컴 연쇄회동 …"삼성답게 미래 개척"
아마존과 클라우드 컴퓨팅
메타와 AI 협력 확대 논의
李, 美서 2주간 30개 일정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
2027년 후면전력공급 적용
2나노 공정 준비계획 밝혀
"파운드리 세계 1위 목표"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
경쟁 업체의 압박, 노사 갈등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을 겪는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지면서 '초격차 삼성'의 고삐를 다시 조였다. 이 회장은 2주간의 미국 출장에서 30여 개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메타, 아마존, 퀄컴 등 정보기술(IT)·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의 주요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잇따라 만나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팰로앨토에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면담을 했다. 두 사람은 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소프트웨어(SW)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이 회장은 2011년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뒤 지금까지 8번이나 만날 정도로 각별한 우정을 쌓아왔다. 2016년 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 행사에는 저커버그 CEO가 직접 등장해 VR을 매개로 한 삼성전자와 메타의 공고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12일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을 논의했다. 앞선 10일에는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미국으로 떠난 이 회장은 글로벌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 분야와 갤럭시 신제품 판매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22일간의 미국 장기 출장을 통해 AI, 바이오, 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CEO 20여 명과 네트워크를 다졌다.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이 회장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반도체 부문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장의 해외 출장 성과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이 회장의 철학 아래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불황으로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와중에도 R&D 투자 규모를 역대 최대로 늘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 파운드리, 어드밴스트패키징(AVP) 등 차별화된 역량을 총결집해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 출장 도중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 주도권을 되찾을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파운드리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턴키 전략으로 세계 1위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2027년까지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을 준비하기로 했다. BSPDN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신호 병목현상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TSMC도 2026년 말까지 1.6나노 공정에 BSPDN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광학 소자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 2025년에는 4나노 공정에 광학적 축소 기술을 도입한다. 칩을 더 작게 만들면서도 소비전력·성능·면적(PPA)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2027년에는 AI 솔루션에 광학 소자를 통합할 계획이다.
한편 주력인 메모리 사업도 견고하게 회복 중이다. 트렌드포스는 이날 1분기 D램 시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은 1분기 D램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3% 상승한 8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박승주 기자 / 성승훈 기자 /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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