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폭력상담소 “밀양 가해자 측, 신상 공개 영상 나오자 센터에 전화”

윤솔 2024. 6.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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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이 올라온 이후 상담소에 굉장히 여러 번 연락하는 가해자의 가족이 있는데, 이것이 진심 어린 사과의 계기나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혜정 소장은 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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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측 “응원 감사…하지만 2차 피해 없어야”

“유튜브 영상이 올라온 이후 상담소에 굉장히 여러 번 연락하는 가해자의 가족이 있는데, 이것이 진심 어린 사과의 계기나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혜정 소장은 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피해자의 최초 상담자인 김옥수 전 울산생명의전화 가정·성폭력상담소장, 그리고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김 소장, 피해자 지원을 맡은 이미경 이사, 피해자 자매의 입장문을 대독한 윤경진 매니저가 참가했다. 피해자는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13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밀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정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소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김옥수 전 울산생명의전화 가정·성폭력상담소장, 윤경진 한국성폭력상담소 매니저. 뉴스1
이들은 입을 모아 최근 유튜브 등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밀양 성폭행 사건의 ‘콘텐츠화’가 피해 자매의 일상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소장은 “가해자들은 2004년 사건 당시 이후에도 계속 합의 종용을 해 왔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네티즌들은 이들의 뼈저린 참회와 반성을 기대하지만, (유튜브 신상공개가) 정말 피해자를 위하는 방식이 맞을까 의문이 든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한 유튜버는 피해자의 음성을 변조하지 않고 인터넷에 게재했고, 상세한 피해내용이 담긴 판결문도 동의 없이 올렸다”며 “일일이 수정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한 유튜버와 통화한 음성파일 원본이 공개되는 등 피해자는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기저기에 재소환되어 ‘밀양사건 피해자’로 소비되고 있다”며 “피해자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자기 삶을 존중받으며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자매는 이날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무분별한 추측이나 잘못된 정보로 2차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영상 내리고 계정명 바꾼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 유튜브 캡처
이들은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나락보관소’, ‘판슥’에 대해서 “나락보관소의 영상은 피해 당사자가 알기 전 내려주기를 원했던 것”이라며 “피해자 남동생이 보낸 메일로 인해 오해가 있었지만,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또 “판슥에 관해 보배드림에 글을 쓴 것은 여동생이 맞다”고 설명했다. 

자매는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실 줄 몰랐다. 같이 화내주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 힘내라는 댓글과 응원에 조금은 힘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이 잠깐 반짝하고 피해자에게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 바란다”며 “잘못된 정보와 알 수 없는 사람이 잘못 공개돼 2차 피해가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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