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으로 손상된 기억저장소, 회복 어려워

박정연 기자 2024. 6.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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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졸음을 느낄 때 기억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기억을 형성하는 뇌의 중요한 신호 체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렌 프랭크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우리 뇌 속에는 기억을 처리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부분은 한 번 타격을 입으면 그 상처가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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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졸음을 느낄 때 기억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기억을 형성하는 뇌의 중요한 신호 체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한 번 충격을 받은 뇌의 신호 체계는 이후 잠을 푹 자고 나서도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캄란 디바 미국 미시간대 앤아버캠퍼스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렌 프랭크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우리 뇌 속에는 기억을 처리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부분은 한 번 타격을 입으면 그 상처가 영구적으로 남게 된다”이라고 말했다.

뇌의 신경세포는 단독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복잡하게 상호 연결된 신경세포들은 반복적인 패턴으로 함께 작용한다. 이러한 패턴 중 하나에는 파동이 급격히 튀어 오르는 패턴이 있다. 큰 신경세포 그룹이 한 번 크게 튀어 오른 뒤 작은 신경세포 그룹이 동일한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반복하는 식이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신경세포의 활동 패턴은 기억을 형성하는 뇌의 핵심 부위인 해마에서 발생한다. 뇌의 피질을 자극해 장기적으로 기억을 저장하는 활동을 촉진한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이 신경세포의 활동 패턴이 방해를 받은 쥐들은 기억력이 저하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후 학계는 이 신경세포의 활동 패턴을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인지 바이오마커’라고 불렀다.

연구팀은 부족한 수면이 이 신경세포 그룹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수 주에 걸쳐 쥐 7마리에게 미로를 탐사하게 하면서 그동안의 신경세포 활동을 기록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쥐는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분석 결과 수면에 방해를 받은 쥐들은 정상적인 수면을 취한 쥐와 큰 신경세포 그룹의 활동 패턴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작은 신경세포 그룹의 활동 패턴은 현저히 감소했다. 쥐에게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한 뒤 다시 측정했을 때도 이러한 활동 패턴의 감소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정상적인 수면을 취한 쥐에게서 관측되는 만큼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작은 신경세포 그룹의 활동 패턴이 그리는 파동 자체는 동일한 수준의 횟수를 기록했지만 그 강도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쥐에게서 현저히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신경세포 활동 패턴의 감소는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발견한 신경세포 활동 패턴 메커니즘은 기억력 장애를 겪는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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