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이어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美 대륙 횡단' 비즈니스

김종성 2024. 6. 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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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2일·올해 약 2주간 美 장기 출장…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
AI·반도체·바이오·통신·차세대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 협력·전략 모색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회장 취임 후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장기간 미국 출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책임자(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통신, 바이오 등 삼성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왼쪽 세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네번째) 테슬라 CEO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지난해 22일, 올해 약 2주간 미국 동-서 횡단 비즈니스 강행군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동부 뉴욕과 워싱턴에서 시작해 서부까지 이어지는 약 2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빽빽한 일정 속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최고 수장들과 연이어 만나며 미래 기술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해에도 22일 동안 장기간 미국 출장을 강행하며 AI, 바이오, 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CEO 기업 20여 명과 네트워크를 다진 바 있다. 당시에도 이 회장은 미국 동부와 서부를 횡단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기업 CEO를 만났다.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 시에는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미 국무장관 주최 국빈 오찬 등의 일정도 소화했다. 이 회장은 2년 연속 미국 장기 출장을 통해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고,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왼쪽 첫번째)과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 일식집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사와 스시 공식 페이스북 캡처]

◇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주도로 AI 기술 저변 확대 선도

이 회장은 그동안 세계적인 AI 석학, 글로벌 AI 기업 CEO들과 수시로 만나 AI 기술과 산업의 발전 방향을 논의해 왔다. 지난 2019년에는 '삼성 AI 포럼' 참석차 방한한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등 글로벌 AI 석학들과 만나 AI 기술의 발전 가능성, 기술 윤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면담 후 이 회장은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해 갑시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MS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기업인들과도 수시로 AI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삼성전자는 AI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며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IT 전 영역에서 AI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AI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성능 향상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고성능·고용량·저전력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AI 반도체 사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통역 기능 등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모두 지원하는 PC △AI 기술로 소비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세탁건조기 등을 출시하며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AI 서울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삼성의 기술과 제품을 통해 모든 기업과 사회, 나아가 전 인류가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AI 반도체 시장' 주도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는 철학 아래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불황으로 실적이 크게 부진했음에도 R&D 투자를 역대 최대 규모인 28조3397억원으로 늘렸다.

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한 뒤 지난해에는 1년 만에 CXL 2.0을 지원하는 128기가바이트(GB) D램을 개발해 AI 반도체 상용화를 앞당겼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고객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초격차 달성을 위해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시스템LSI, 어드밴스드 패키징(AVP)의 차별화된 역량을 총집결해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화상으로 참석한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삼성전자, AI 기술협력 강화…구글과의 'AI 파트너십' 지속

삼성전자의 선행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는 차세대 AI·자율주행 기술 등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인 6G 연구개발을 위해 미국 프린스턴대와 협력하고 있다.

SRA는 프린스턴대의 'NextG 이니셔티브 산학협력 프로그램(NextG Initiative's Corporate Affiliates Program)'의 창립 멤버로 참여해 6G 무선·네트워킹 시스템 기술 혁신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NextG 프로그램에는 에릭슨·인텔·미디어텍·노키아·퀄컴·보다폰 등 글로벌 통신·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6G포럼 개최 △6G백서 발표 △세계 이동통신사 연합회 주파수 실무반 의장직 수행 등 6G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은 구글과의 'AI 파트너십'도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10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된 갤럭시 S 시리즈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부터 상호 협력해왔다. 올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에 새로운 검색 도구 '서클 투 서치'를 탑재하는 등 AI 협업을 지속 중이다.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모바일 기기 사업 총괄은 상호 AI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은 "삼성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파트너십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고, 삼성전자와의 AI 협력과 다가올 더 많은 기회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함께 최고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제공하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AI 기반의 갤럭시와 안드로이드 경험의 미래에 흥미로운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책임자(CEO) 자택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은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진화하며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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