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짜리 상가 1억원대 '뚝'… 건물주 한숨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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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가 경매시장에 먹구름이 꼈다.
송파구 장지동의 한 12층 건물 1층 상가는 지난해 10월 감정가 5억2700만원에 나왔지만 5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 감정가의 34%인 1억7268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테마상가는 상권이 죽었기 때문에 낙찰됐을 때 활용할 만한 게 없다"며 "상가 전체를 새 용도로 변경하거나, 테마 상가를 만드는 등 전체 소유자들이 이끌어야 하지만 해당 상권이 침체돼 있다 보니 상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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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상가 경매 진행건수는 전년 동월(100건)보다 2.4배 늘어난 총 237건을 기록했다. 2016년 11월(244건)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월평균 135.5건이던 서울의 상가 경매 건수는 올해 들어 195.2건으로 증가했다. 반대로 낙찰되는 건물은 점점 줄고 있다. 지난달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6.6%로, 전월보다 16.7%포인트(p) 내렸다. 낙찰된 매물은 28건으로 낙찰률 11.8%를 기록, 2012년 7월(10.4%)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 침체로 경매 매물은 늘었지만 고금리 속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임대 시장도 부진해 낙찰 수요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송파구 장지동의 한 12층 건물 1층 상가는 지난해 10월 감정가 5억2700만원에 나왔지만 5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 감정가의 34%인 1억7268만원에 낙찰됐다.
이달 초 6억여원의 은행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온 318억원짜리 중구 명동 상가가 두 차례 유찰되며 입찰가가 100억원 이상 낮아진 이후 경매 취소됐다. 상가 주인은 2004년부터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아 6억원가량의 이자가 연체돼 경매로 넘어온 것. 입찰가가 최초 감정가보다 100억원 이상 떨어지자 상가 주인은 개인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은행 빚을 청산하고 경매 위기를 탈출했다.
테크노마트와 동대문 쇼핑몰과 같은 테마상가는 '업종 제한'으로 인해 낙찰 후 활용도가 낮은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예컨대 식당 층은 임차할 수 있는 메뉴(커피·중식·일식·분식 등)를 기재해 중복 업종을 금지하기 때문에 경매시장에 나와도 찬밥 신세가 되기 쉽다.
올 1분기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패션TV(현 롯데피트인 동대문) 쇼핑몰은 7건의 경매가 진행됐고 최대 8회까지 유찰이 이어진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점포는 전용 1.5㎡ 기준 3188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금액은 감정가(1억9000만원)의 16.8%에 그쳤다.
감정가 10% 이하에 낙찰된 '초악성 매물'도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종로구 효성주얼리시티 지하 1층 상가의 경우 감정가 1억5200만원에서 13차례 유찰 끝에 988만원에 팔렸다.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지하 2층 A상가(2.2㎡)와 B상가(2.1㎡)는 7번째 경매에서 각각 감정가의 23.6%, 22.3%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테마상가는 상권이 죽었기 때문에 낙찰됐을 때 활용할 만한 게 없다"며 "상가 전체를 새 용도로 변경하거나, 테마 상가를 만드는 등 전체 소유자들이 이끌어야 하지만 해당 상권이 침체돼 있다 보니 상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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