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국의료 멈춘다…정부 "의사 노쇼 엄정대응"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6.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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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결의가 빅5 병원을 넘어 지역거점 국립대병원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의료계 안팎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완전히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복귀자와 미복귀자 간 차이를 분명히 둬야 한다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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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전남 지역국립대도 휴진
정부 "예약취소는 진료 거부"
법적수단 동원해 대응 예고
휴진 피해신고 의원급 확대
병원노조 교수 휴진에 반발
"예약취소 업무 안 도울것"
환자단체 "의사 휴진 철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중증아토피연합회 등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사들의 집단 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결의가 빅5 병원을 넘어 지역거점 국립대병원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의료계 안팎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완전히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복귀자와 미복귀자 간 차이를 분명히 둬야 한다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병원에서는 교수들의 독단적 결정으로 간호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환자 진료 일정을 변경하는 등 격무를 떠안게 됐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들의 요구 사항인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 전면 취소'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더 많은 전공의들이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이 같은 맥락에서 본래 원칙에 따라 해야 하는 행정처분을 복귀자에게 하지 않겠다고 완화했다"며 "여러 번 강조했지만 복귀한 전공의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의료계 요구를 수용해 복귀자에 대해선 여러 규정을 바꿔서라도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놨다"며 "그럼에도 집단 진료 거부를 주장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의대 교수들의 제안을 정부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무기한 휴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서울의대는 오는 17일부터, 연세의대는 27일부터 모든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충북의대 교수 90여 명도 임시총회를 거쳐 무기한 휴진에 조만간 동참할 것을 결의했다. 가톨릭의대와 울산의대 교수들은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18일 전면 파업에 우선 참여한 뒤 무기한 휴진 등 추가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의료 공백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집단 휴진 피해 사례를 접수하는 피해신고지원센터의 업무 범위가 이날부터 의원급까지 확대됐다"며 "이미 예약 환자에게 환자의 동의와 구체적인 치료 계획 변경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하는 건 의료법이 금지하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협이 추진하고 있는 18일 전면 파업에 대해선 "당일에 실제 진료하는지 오전, 오후에 다 확인할 것"이라며 "간호사 등 의사가 아닌 사람은 독립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각 병원에선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결정을 두고 다른 직역을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교수 집단행동에 따른 진료 연기나 예약 취소 등의 업무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집단행동 강행은 전공의들의 처우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의대 교수들의 노고를 이해하며 협력해왔던 병원 노동자들을 등 돌리게 하는 최악의 오판"이라며 "정부가 사직서 수리와 행정조치 철회를 발표했음에도 집단 휴진을 강행하는 것은 명분을 상실한 무리수이기 때문에 교수들은 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속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14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 전면 휴진을 비판할 예정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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