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판 엔비디아 50주, 세금 1000만원 줄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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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주주라면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반가우면서도 뭉텅이 세금이 빠져나가지 않을까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 주식 투자자는 대주주(종목별 보유 금액 50억원 이상)가 아닐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해외 주식은 최종 수익금이 250만원을 넘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는 절세 전략을 잘 활용해야 투자 수익을 제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배우자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절세 비법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남편이나 아내에게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 당시 가격(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이 새로운 취득가가 되기 때문이다. 배우자 사이에는 10년 이내에 6억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증여가 가능하다. WEEKLY BIZ는 김예나 삼성증권 TAX센터장, 신한투자증권 이점옥 세무사, 미래에셋증권 이은하 세무사, 한국투자증권 GWM컨설팅부 세무팀 등 국내 주요 증권사 소속 세무 전문가들과 함께 해외 주식 절세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1. 해외 주식 양도세는 어떻게 부과하나
한 해 동안 벌어들인 해외 주식 매매 차익이 기본 공제 금액인 250만원을 넘는다면, 이듬해 5월 양도세를 내야 한다. 해외 주식 투자에선 투자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모두 합친 순이익이 250만원을 넘을 때만 세금을 낸다. 전체 순이익에서 250만원을 뺀 금액의 22%(지방소득세 2% 포함)를 세금으로 내게 된다. 순이익이 250만원을 넘는다면 스스로 신고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신고를 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하면 가산세가 붙는다.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도 모두 매매 차익에 포함된다. 주식 매수나 매도 시 결제일의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매매 차익을 계산한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팔아서 번 수익도 마이크로소프트나 엔비디아 같은 개별 기업 주식을 매도해 얻은 수익과 동일하게 양도세 대상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 ETF는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만 내면 되지만, 금융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와 배당을 합쳐서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 과세 대상이 된다.
◇2. 증여로 어떻게 양도세를 줄일 수 있나
해외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받은 사람이 증여받은 시점의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간주한다. 증여받은 날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종가 평균이 증여를 받은 사람의 취득가(증여가)가 된다. 원화로 환산할 때는 증여한 날의 환율을 적용한다.
예컨대 엔비디아 주식을 지난해 초에 사서 지난 5일에 팔았을 경우 내야 하는 세금의 규모를 비교해보자. 지난해 1월 3일에 엔비디아 50주(최근 주식 분할 이전 기준)를 산 사람이 지난 5일에 팔았을 때 매매 차익은 7487만원(909만원에 매수해 8396만원에 매도)이다. 여기에서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빼고 22% 세율을 적용하면 내년 5월에 내야 하는 세금은 1592만원이다.
반면 지난 3월 28일에 남편이나 아내에게 엔비디아 주식을 증여한 다음 배우자가 지난 5일에 주식을 팔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세금이 크게 준다. 배우자가 3월 28일을 기준으로 앞뒤 2개월씩 총 4개월 평균 주가(840.97달러)에 매수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세금 부과 대상이 되는 수익금이 2737만원으로 줄고, 여기에서 250만원을 제외하고 22% 세율을 적용하면 세금은 547만원이 된다. 1000만원이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3. 얼마까지 증여세 안 내고 증여 가능한가
부부간 증여는 10년 이내에 6억원까지 가능하다. 남편이 아내에게 6억원까지, 아내가 남편에게 6억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해외 주식 증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부 모두 해외 주식 투자에서 큰 수익을 냈다면 상대방에게 증여한 다음에 매도하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성인 자녀에게도 10년간 5000만원(미성년 자녀는 2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증여가 가능하다.
주식도 현금처럼 계좌 간 이동이 가능하다. 현금을 이체하듯 주식을 보내는 것을 ‘대체 출고’, 주식을 받는 것을 ‘대체 입고’라고 부른다.
만약 부부가 이용하는 증권사가 같다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해외 주식 대체 출고’ 기능을 검색한 다음 배우자의 계좌번호를 입력해 옮기면 된다. 다만 일부 증권사에선 지점을 직접 방문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국내 주식과 달리 해외 주식은 부부간 이용하는 증권사가 다르면 옮길 수가 없다. 이때는 배우자가 이용하는 증권사에 자신의 계좌를 새로 만들어서 주식을 옮긴 다음(자신의 계좌일 경우 다른 증권사로도 주식을 옮길 수 있음), 다시 배우자의 계좌로 옮겨야 한다.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다른 증권사에 만든 자신의 계좌로 주식을 옮길 땐 원래 거래하던 증권사의 콜센터에 전화하거나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새로 만든 자신의 계좌 정보 등을 알려줘야 한다.
증여를 한 다음에 증여한 달의 마지막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온라인(홈택스)으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4. 증여를 통한 해외 주식 양도세 절세 시 주의할 점은
배우자가 증여받은 주식을 매도한 다음 매도 대금을 다시 되돌려주면 안 된다. 이 경우 증여 자체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증여한 사람이 매수했을 때 주가를 기준으로 매매 차익을 계산하기 때문에 양도세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증여받은 해외 주식을 판 돈이 온전히 자녀의 몫이 돼야 한다.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 투자로 발생한 양도소득에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도입된다면 계산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내년부터는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주식을 1년 이내에 매도하면, 증여해준 사람이 매수한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매매 차익을 계산하게 된다. 올해 증여받은 주식을 내년에 팔아도 증여 시점에서 1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 판다면 마찬가지로 증여해준 배우자의 최초 취득가를 기준으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 기대했던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물론 증여 시점에서 1년이 지난 다음에 팔면 지금처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5. 또 다른 해외 주식 절세 팁은
손실을 기록 중인 해외 주식 중에서 앞으로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 같은 종목을 팔아서 전체적으로 해외 주식 양도세 규모를 낮출 수 있다. ‘손실 수확(tax loss harvesting)’이라고 부르는 절세 전략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해외 주식 양도세는 한 해 동안 해외 주식 매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과 손실을 모두 합쳐서 순이익이 250만원 넘게 발생했을 때에만 부과된다. 그렇기 때문에 손실을 확정해서 순이익 규모를 낮추는 절세 전략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올해 엔비디아 주식을 팔아서 얻은 수익금이 300만원인데, 연내 다른 해외 주식을 팔아서 60만원의 손실을 확정하면 순이익이 240만원으로 기본 공제액 이내이기 때문에 해외 주식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가망이 없는 종목이라고 판단된다면 손실을 보더라도 팔고 그 돈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을 매수하는 게 전체적인 투자 전략의 관점에서도 바람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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