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좀 자자"…정신병원 같은 병실 환자 살해한 40대 2심도 징역 15년

같은 병실 환자 시끄럽다며 가슴·배 폭행…호흡곤란으로 사망
"고의성 인정·1심 양형 부당하지 않아"…전자장치 부착 기각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자신의 잠을 방해한다면서 정신병원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던 환자를 살해한 4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남기정 유제민)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47)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발적인 폭행일 뿐 살인 고의가 없었다'는 A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양형에 대해서도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져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 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적절한 치료·격리가 이뤄진다면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정도의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기각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2일 인천 계양구 한 정신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쓰던 B 씨(50)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B 씨가 밤에 소리를 내 잠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잠 좀 자자"고 소리치며 가슴과 배를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침대에 손발이 결박된 채 맞던 B 씨는 결국 장기 내 출혈, 갈비뼈 골절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숨졌다.

A 씨는 같은 해 10월 순찰차를 파손한 혐의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중 양극성 정동장애 증상을 보였고 유치장 근무자를 폭행해 정신병원에 응급 입원한 상태였다.

1심은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 씨와 검찰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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