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쓸어담던 개미들 뚝심 빛보나

홍성용 기자(hsygd@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6. 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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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결과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를 공식화했다.

이에 미국 장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가격 상승에 베팅하던 개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개인의 미국 장기채 순매수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률이 답보한 것은 연초 미국 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상반기 금리 인하 예측이 후퇴한 이유가 컸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이르면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장기채 상품이 재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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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내 금리 인하 예고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개인, 장기채ETF 꾸준히 사
30년물ETF에 2900억 몰려
美 통화정책에 반등 기대감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 결과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를 공식화했다. 이에 미국 장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의 가격 상승에 베팅하던 개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올해 개인투자자는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꾸준히 매수 규모를 키우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려왔다. 다만 금리 인하 횟수를 1회로 시사한 것은 투자심리에 부담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장기채 ETF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로 288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4위를 차지했다. 개미들은 이 종목을 꾸준히 사들였지만 연초 누계 수익률은 -8%다. 월배당 상품인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2023년 3월에 출시한 국내 최초 현물형 미국 장기채 상품으로, 잔존만기(듀레이션) 20년 이상의 미국 장기채를 편입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금리 인하 시기에 채권 가격이 오른다.

개인의 미국 장기채 순매수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률이 답보한 것은 연초 미국 물가와 부동산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상반기 금리 인하 예측이 후퇴한 이유가 컸다. 이후에도 좀처럼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투심이 위축됐다.

개인이 2668억원을 사들인 'TIGER 미국30년국채프리미엄액티브'는 -4%를 기록했고, 개미들이 1297억원어치를 사들인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도 -13%였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장기채 상품 순매수도 이어졌다. 올 들어 미국 상장 미국채 30년 ETF인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는 1억1264만달러어치를 사들였는데, 이 종목의 연초 누계 수익률은 -5.89%였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이르면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장기채 상품이 재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으나, 향후 금리 인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조금 더 선행해 움직이는 경향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금리가 통상 점진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가파르게 하락한 점을 본다면 현재 채권에서 나오는 높은 금리의 이자를 수취하면서 앞으로 금리 하락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하면 단기채보다 장기 채권의 수익률이 더 탄력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둔화된 미국 5월 물가지표에 환호하던 채권 시장이 매파적인 연준의 점도표 공개 이후 하락분을 되돌린 점은 채권 투자자들에겐 부담이다. 연준은 올해 점도표를 1회 인하로 상향했고 물가 전망치도 높였다.

특히 연준은 장기 금리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장기채의 대표물로 평가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 5월 CPI 발표 후 4.2%까지 하락했다가 4.32%로 반등했다.

연준의 메시지에 시장은 더딘 물가 둔화로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장중 채권 투심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인하 사이클 속 장기채 매수 매력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단행 이후로는 장기채 비중을 축소할 필요성을 나타내는 전망치"라고 말했다. 미국 장기채 편입 ETF도 장중 상승분을 약 1%포인트 반납했다. 자본 차익에 대한 기대감 일부 후퇴로 시장에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홍성용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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