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잇따른 '휴진' 선언…병원노조 "교수들이 직접 진료 예약 변경하라"

문세영 기자 2024. 6. 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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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에 동참하겠다는 의대 교수들의 선언이 이어지자 병원 노조는 잇따라 업무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

의대 교수들이 휴진 결의를 다지자 병원 소속 노동조합은 진료 연기, 예약 취소 등 집단행동으로 파생된 업무는 수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일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노조가 "교수들이 직접 진료 예약 변경을 하라"며 집단휴진 관련 업무 보이콧에 나섰다.

환자단체들도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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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병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집단휴진에 동참하겠다는 의대 교수들의 선언이 이어지자 병원 노조는 잇따라 업무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 애꿎은 환자들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휴진을 결의했고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도 18일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다. 아주대 의대에서는 휴진 동참 여부 설문 조사에서 56%가 참여 의사를 밝혀 오는 17일 전체 교수회의를 통해 전면 휴진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대한의사협회 총궐기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이 휴진 결의를 다지자 병원 소속 노동조합은 진료 연기, 예약 취소 등 집단행동으로 파생된 업무는 수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브란스병원 노조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업무에 강제 동원되는 모순된 상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집단행동 강행은 병원노동자들의 등을 돌리게 하는 최악의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사직서 수리, 면허정지 등 행정조치 철회를 발표했음에도 휴진을 강행하는 것은 명분을 상실한 무리수“라며 ”의료계는 대안도 없고 사회적 공감대로 얻지 못한 채 증원 저지만을 되풀이하며 집단행동을 강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를 볼모로 한 행위도 문제 삼았다. 노조는 ”강남, 신촌, 용인세브란스 하루 평균 외래 환자는 1만7000명이며 수술 건수는 500건, 재원 환자는 3300명“이라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이들의 수술이 연기되고 환자들은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노조가 ”교수들이 직접 진료 예약 변경을 하라“며 집단휴진 관련 업무 보이콧에 나섰다. 

환자단체들도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1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 비대위와 대한의사협회는 휴진 결정을 지금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날에는 한국중증질환연합회가 서울대병원 앞에서 중증질환 환자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환자단체의 입장과 관련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이날 SNS를 통해 ”(환자단체에게) 답신을 준비하려니 눈물이 멈추지 않아 글을 이어 나가기가 쉽지 않다“며 ”서울대 3개 병원의 주 환자군인 중증·희귀질환 환자분들께 우리 처사가 얼마나 무도하게 느껴졌을지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휴진이라고 선언하면서도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할 뿐 입원실, 중환자실, 응급실,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진료 등 필수 기능에 인력을 보충해 투입할 테니 환자분들께 피해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휴진은 올바른 의료를 세우기 위한 피치 못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번 주말까지 정부의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정부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전국 휴진 사태를 막으 수 없다“며 ”이제 정부가 답을 줄 시간“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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