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25만원 무분별 추진은 망국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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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유시장경제의 위기를 진단하고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국내 유수의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이 참석해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 등 포퓰리즘 정책과 각종 규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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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에게 몇십만 원씩 나눠주는 식의 저질 정책은 나라에 대한 혐오만을 부추길 뿐이다. 복지·사회안전망·소득재분배를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것은 망국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
한국 자유시장경제의 위기를 진단하고 혁신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국내 유수의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이 참석해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 등 포퓰리즘 정책과 각종 규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오피니언 리더들의 토론 모임인 '더 플랫폼'(이사장 송상현·회장 현병철)은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자유시장경제'를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자유시장경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다수가 원하는 공공정책이 그 다수의 이익 향상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우려가 있다"며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포퓰리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지식인들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민생지원금 25만원 지급'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 경제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동산 시장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교수는 "한국 부동산 정책은 '집값 잡기'라는 목표 아래 세제와 갑작스러운 공급 대책 등 매우 단기적인 처방이 주를 이뤘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어느 나라도 집값 잡기를 목표로 설정한 국가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익 추구라는 인간 본성을 무시한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보다 많은 사람이 적정한 부담을 지고 적정한 주택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위해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주택금융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촉발된 후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 역시 시장경제의 원칙을 거스르는 가격통제 정책이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태형 수원대 경제금융학과 특임교수는 "한국 의료산업은 수가 통제를 통한 가격 규제가 지난 수십 년간 가해진 분야"라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의료인력 배출 제한이라는 공급을 통해 원하는 수준의 수입을 확보해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 결과 의사 1명당 진료 환자 수가 기형적으로 늘어났는데, 현 정부는 의료수가 통제란 가격 규제는 전혀 풀지 않고 의료인력 확대 카드를 밀어붙여 의료계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는 의료수가를 지나치게 낮게 통제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최소한의 현실화 노력은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제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보다 공고한 자유시장경제 체제 확립을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종합토론 좌장으로 나선 조환익 유니슨 회장은 "보호주의와 블록화, 미·중 대립, 기후변화 등으로 글로벌 자유시장경제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시장의 창의성과 기업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국적 자유시장경제를 창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들 외에도 정순원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이제민 연세대 교수, 김경환 서강대 교수, 이황 고려대 교수, 김진일 고려대 교수, 손병두 전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김주영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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