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수염 기른 백범 김구, 본 적 있나요...대만 사진수집가의 희귀사진

조태성 2024. 6. 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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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때 현장에 취재 나갔다가 목에 관통상을 입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모은 사진이 이것들입니다. 이번엔 19세기 말~20세기 초 한국의 희귀사진을 책으로 냈으니, 다음번엔 한국전쟁 시기 희귀사진 2만여 점을 책으로 묶어내고 싶습니다."

발간 준비 중인 한국전쟁 사진첩에 대해 쉬충마오는 "미국 국립문서관리청(NARA)에 직원들을 보내 관련 사진을 일일이 스캔해왔다"며 "중국, 북한 측이 촬영한 사진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그간 봐왔던 한국전쟁 사진과는 또 다른 장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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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사진수집가 쉬충마오가 모은
19세기 말~20세기 초 사진 390여 점 묶어
'당신이 보지 못한 희귀사진' 3권 발간
1945년 9월에 촬영된 백범 김구 사진. 콧수염을 기른 모습이 이채롭다. Photo © Hsu Chung Mao Studio Taiwan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때 현장에 취재 나갔다가 목에 관통상을 입었습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모은 사진이 이것들입니다. 이번엔 19세기 말~20세기 초 한국의 희귀사진을 책으로 냈으니, 다음번엔 한국전쟁 시기 희귀사진 2만여 점을 책으로 묶어내고 싶습니다."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 당시 '일제 조선 희귀 사진첩'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대만의 쉬충마오(徐宗懋)가 이번엔 390여 장의 사진이 실린 '당신이 보지 못한 희귀사진'(전 3권)을 들고 왔다.

1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쉬충마오는 자신이 수집한 사진 하나하나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면서 수집품을 공개했다.

1920년 경복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일본 군인들. 쉬충마오는 "1919년 고종 승하 뒤 경복궁까지 차지하게 된 것을 기념하는 사진"이라 설명했다. Photo © Hsu Chung Mao Studio Taiwan

평양 대동문 사진, 활쏘기 하는 아낙네 사진...

쉬충마오는 대만 '중국시보' 기자로 주로 국제 분쟁 지역 취재를 다녔다. 이때부터 관련 자료를 계속 모아왔다. 한국 사진은 1997년부터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기자를 그만둔 뒤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쉬충마오스튜디오 등을 열었고 지난해엔 희귀사진 박물관을 대만에 열었다. 사진에 대한 꾸준한 관심 덕에 중국 국민당의 사진 자료 아카이빙 작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그때 조그만 흑백으로 남아 있는 사진의 크기를 키우고 컬러를 입히는 등 사진을 더 생생하게 복원하는 기법을 익혔다.

기자 출신으로 한국의 희귀사진을 모아 책으로 펴낸 쉬충마오. 다음엔 한국전쟁 사진첩을 내고 싶다 했다. 서해문고 제공

그 덕에 '당신이 보지 못한 희귀사진'에는 생생한 사진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 1권 '한양과 도시'에선 큼지막한 평양 대동문 사진을 만날 수 있다. 2권 '전통과 사람들'에는 활쏘기 내기하는 아낙네들, 전통시장의 상인 등 평범한 이들의 얼굴이 보인다.

3권 '망국과 광복'엔 항일독립운동 관련 사진을 모았다. 여기엔 1919년 고종이 숨진 뒤 1920년 경복궁까지 완전히 점령한 일본군이 기념으로 찍은 사진 같은 치욕적 기록도 있고, 1941년에 촬영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김구, 조소앙, 신익희, 김원봉의 단체 사진, 1945년 9월에 촬영된 콧수염을 기른 백범 김구 선생의 얼굴 사진도 있다.


"미국, 중국, 북한이 찍은 사진도...새로운 한국전쟁의 모습"

일반 여염집 아낙네들이 활쏘기를 하고 있는 사진. Photo © Hsu Chung Mao Studio Taiwan

쉬충마오는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이런저런 사진을 취미 삼아 모으다 이렇게 일이 커졌다"며 "그 시절의 역사를 두 눈으로 생생히 볼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첩을 발간한 서해문집은 3권 전질로 1,500부를 인쇄해 26일 개최 예정인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판매한다. 사진 전시회도 추진한다.

발간 준비 중인 한국전쟁 사진첩에 대해 쉬충마오는 "미국 국립문서관리청(NARA)에 직원들을 보내 관련 사진을 일일이 스캔해왔다"며 "중국, 북한 측이 촬영한 사진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그간 봐왔던 한국전쟁 사진과는 또 다른 장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조태성 선임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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