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내년 3월30일까지 금지 연장…불법엔 '무기징역' 처벌까지
상환기간·담보비율 바꿔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10년간 주식 거래 금지
법 개정, 전산화 실효성, 전면재개 시점 관건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매도 금지가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된다.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빌렸다 갚는 공매도 상환 기간에 제한을 두는 등 개인이 기관이나 법인보다 불리하다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해소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제재와 처벌은 강화해 최장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고, 한국거래소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산시스템 구축도 선행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가 늦어지거나 시스템 구축에서 잡음이 발생할 경우 공매도 금지가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제도개선 최종안을 확정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을에서 “13일 오후 임시 금융위원회에서 한국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6월30일까지로 예정돼 있었던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내년 3월30일까지 연장하기로 의결했다”며 “공매도 전산시스템이 구축된 이후인 내년 3월31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기울어진 운동장’ 바꾼다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개선을 위해 개인 대주의 현금 담보 비율을 기관의 대차 수준(105%)만큼 완화할 예정이다. 코스피200 주식의 경우 기관보다 낮은 120%를 적용해 개인투자자에게 다소 유리한 거래 조건을 마련하기로 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과 제재도 강화한다. 현행 부당이득액의 3~5배인 불법 공매도 벌금은 4~6배로 강화한다. 최대 부당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해서는 국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금융회사·상장법인 임원 선임 제한(최장 10년), 계좌 지급정지 등을 도입한다.
공매도 전산시스템은 내년 3월까지 구축할 방침이다. 이는 기관투자자가 도입해야 하는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 한국거래소에서 마련하는 중앙점검 시스템(NSDS)으로 나뉜다. 모든 기관·법인투자자는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확인 의무를 위반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과태료 1억원을 부과한다.
당정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이 신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연내 법 개정을 목표로 국회와 논의할 계획이다. 대주 담보 비율 인하, 공매도 잔고 공시기준 강화 등 하위 규정 정비는 내년 3분기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법 개정 시점, 전산화 실효성, 전면재개 여부 봐야
불법 공매도를 실시간 사전 차단하고 실효성 있는 전산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관건이다. 금융위, 금감원은 기관 내 잔고관리시스템, 내부통제기준 관련해서는 3분기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만약 국회 논의 과정이 늦어지거나 글로벌 IB의 전산시스템 구축이 원활하지 않으면 공매도 재개에 난항이 있을 수 있다.
금융위는 내년 3월31일 공매도를 재개하되 재개 종목이나 대상에 대해선 신중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내년 3월31일 예외 종목 없이 공매도가 전면재개 되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며 “상당한 수준의 공매도가 재개될 것이란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증시 밸류업을 위해선 공매도 전면재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진규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한국증권학회 차기 회장)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풀려면, 제도를 신속히 개선한 뒤 빨리 공매도를 전면재개 해야 한다”며 “신속한 공매도 전면재개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소멸 위기지역 투자에 국민 노후자금 끌어다 쓴다
- "파업 준비하겠다"…'성과금 350%+1450만원' 거절한 현대차 노조
- “저 사람, 국회의원 아냐?”…지하철서 잠든 이준석 목격담 확산
- 새만금 '박세리 골프' 사업자에 60억 이행보증 패널티 물린다
- “여기가 지옥”…범죄 저지른 문신男 2000명이 끌려간 곳은
- 중학생이 학교 복도서 비틀비틀…‘다이어트 약’ 먹었다는데
- “성욕 채우려…” 길 잃은 치매 女 데려가 추행한 60대 男, 결국
- 한국여자오픈 코스에 무슨 일이..작년보다 언더파 23명 줄어
- 현주엽, 근무 태만 의혹 벗나... “최초 보도 매체, 정정보도”
- 김준현 "'맛있는 녀석들' 하차, 오만이었다" 3년 만 복귀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