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사진지문] 작은 꽃의 인사

오상민 사진작가 2024. 6. 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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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이던 것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 빗물받이 사이로 노란색을 띤 무언가가 하늘거립니다. 이름 모를 작은 꽃이 빼꼼 머리를 내밉니다. "저 여기 있어요!"라고 인사하는 것 같네요. 안쪽을 보니 빗물에 쌓인 흙이 보입니다. 저 작은 터에 생명을 틔운 흙입니다.

# 바로 옆, 잘 가꿔진 화단의 꽃을 봅니다. 그리고 다시 빗물받이 틈새의 꽃을 봅니다. 예전에는 크고 멋지고 화려한 것들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습니다.

# 요즘엔 작고 눈에 띄지 않지만, 묵묵히 살아가는 것에 눈길이 갑니다. 시선이 조금씩 바뀌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만큼 세상에 안 보이던 것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작아도 생명임을, 눈에 띄지 않아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이름 모를 작은 꽃처럼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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