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피벗에도 신중한 파월···시장은 "올 금리 2번 인하 기대"
"대선 전 인하 어려울 것" 전망에도
FOMC 위원 8명은 2회 인하 선택
S&P500·나스닥은 최고치 경신
파월도 인플레 변동따라 조정 강조
亞 등 통화정책 셈법 복잡해질듯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적합하다고 전망하면서 9월 인하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속속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는 것과 달리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더욱 굳히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매파적 정책 예고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놓지 않으면서 연준의 피벗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12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5.25~5.5%로 동결했다. 동시에 새로 내놓은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위값을 5.1%로 제시했다. 이는 연내 단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앞서 올해 4.6%까지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으로 봤던 3월의 전망보다 매파적 시각이 강해진 셈이다. 페퍼스톤의 수석연구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새 점도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더딘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만한 증거를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 중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횟수는 20회에 이른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예고와 반대 행보를 보였다. 뉴욕 증권시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각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반영하는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7.8bp(1bp=0.01%포인트) 떨어지며 4.773%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오히려 커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날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진전을 보인 점에 시장이 주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CPI는 전월 대비로는 보합(0.0%)이었다. 전년 대비로는 3.3% 상승해 전월(3.4%)보다 둔화됐고 시장 전망치(3.4%) 역시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4%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인 3.5%를 하회했다.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 횟수를 둘러싼 전망이 팽팽했던 점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점도표에 따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4명이 연내 동결을, 15명이 인하를 전망했다. 인하를 택한 위원 중 한 차례 인하가 7명, 두 차례 인하는 8명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런 분포는 위원들의 현재 생각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한 차례와 두 차례 인하 전망은 매우 근소하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는) 양측 모두 타당(plausible)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정 금리 경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진 위원은 아무도 없다”면서 “실제로는 모두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며 추후 인플레이션 변동에 따라 금리 인하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는 원칙론일 뿐 금리 인하 기대는 섣부르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페더레이티드헤르메스의 선임 매니저인 도널드 엘렌버거는 “연준 입장에서 피하고 싶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금리를 내렸다가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준은 적어도 3번 또는 4번의 인플레이션 진전 지표를 더 확인하고 싶을 것”이라며 짚었다.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선도 금리 인하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치적 논란으로 섣부른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애덤 포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소장은 “9월까지는 (경제 상황 때문에)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고 데이터가 허용한다면 연준은 11월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결국 인플레이션의 진전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처드번스타인투자자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댄 스즈키는 “연준이 금리 결정의 주도권을 쥔 게 아니라 그들도 단지 인플레이션에 반응할 뿐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은행은 각각 지난주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대다수의 국가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나 환율 하락 등의 파장을 경계하고 있다. 블랙록의 CIO인 니라지 세스는 “아시아의 대다수 중앙은행들은 환율과 거시경제, 물가 변동 우려 때문에 연준보다 앞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옆 커플 표 잃는 것 아니냐'…이준석 '지하철 떡실신' 사진 화제몰이
- '작곡비 사기 혐의' 유재환 극단 시도 이후…당분간 정신병원 입원치료
- '티아라 출신 아름, 빌린 돈 안 갚아' 고소장 잇따라 접수…경찰 수사 돌입
- '어르신 위해…' 임영웅 팬클럽 안양시에 백미 기부
- 지상렬, 조선에서 '천연두' 몰아낸 '이 사람' 후손이었다
- 예천양조 '영탁 막걸리' 사라진다…가수 영탁 소송전 승리
- 수억 들여 성형했는데 눈·입 삐뚤빼뚤 트렌스젠더女 결국…
- '20대 인턴 불러내 성관계, 2년 만에 임원 승진' 머스크 또 성추문
- '너무 매워 폐기해야' 핵불닭볶음면 리콜 조치 나선 '이 나라'
- '가격·맛 이름대로 전설'…성심당 '착한 팥빙수' 얼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