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점 살려 미래 개척한다" 이재용 회장, 메타·아마존·퀄컴 CEO와 연쇄 회동
2주 걸친 미국 출장 일정 마무리 "삼성답게 미래 개척"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미국으로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서부에서 글로벌 IT 기업인 메타, 아마존, 퀄컴 등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과 AI 반도체 분야에서의 연쇄 회동에 나섰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1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했다. 2월 저커버그 CEO 방한 당시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한 후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AI와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2022년 10월 미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찾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2011년 처음 만난 이후 현재까지 여덟 차례 따로 만나는 등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회장은 10일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도 만났다. 두 사람은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DS부문장에 취임한 전영현 부회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진행된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의 회동에는 전영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은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을 논의했다. 재시 CEO는 지난해 4월 생성형 AI에 본격 참여할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반도체 이외에도 TV와 모바일, 콘텐츠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여하고 있다. 'HDR10+'는 고화질 영상 표준 기술로, 아마존은 2022년부터 자사 파이어TV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기술 초경쟁' 시대에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을 둘러싼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2030년 1위를 목표로 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올 1분기 점유율이 11%로 대만 TSMC(61.7%)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2년 연속 미국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미래 먹거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면서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구상한 미래 사업전략은 이달 말 열리는 삼성전자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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