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리 소음도 우리 음악에 녹여요"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6. 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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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몸을 맡긴다는 말이 딱 어울릴 때가 있다.

최근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로 만난 원년 멤버 앨릭스 패터슨(65)은 "개척자가 된다는 것보다 더 큰 영예는 없다"며 "한국에서도 오래된 음악과 함께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겠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한국 공연에선 일상 소음도 음악이 되는 장르의 특성을 살려 한국의 자동차나 거리 소음, 말소리 등을 녹음해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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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전자음악그룹 '디오브' 패터슨
16일 DMZ피스트레인 축제서
일상소리 활용한 라이브 무대
영국 일렉트로닉 그룹 '디 오브'의 앨릭스 패터슨(왼쪽)과 마이클 랜들.

음악에 몸을 맡긴다는 말이 딱 어울릴 때가 있다. 분위기에 녹아드는 앰비언트 곡을 들을 때다. 노래 가사나 중독성 있는 선율보다 소리의 질감 자체를 강조하며, 신시사이저나 자연의 소리 등을 따다가 공간감을 조성한다. 공부하거나 일할 때, 잠들기 전에 찾게 되는 귀에 거슬리지 않는 몽환적인 음악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여기에 좀 더 신나는 느낌의 4분의 4박자 하우스 장르를 얹어 대중화한 것이 '앰비언트 하우스'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까딱이고 발을 구르게 한다.

특히 1990년 발표된 영국 전자음악 그룹 '디 오브(The Orb)'의 곡 '리틀 플러피 클라우즈'는 혁신적인 사운드라는 평가와 함께 영국 음악 전문지 NME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에 올랐다. 이후로도 30여년 동안 꾸준히 새로운 음악을 탐험하며 장르의 경계를 넓혀온 디 오브가 15~16일 강원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첫 내한 무대를 갖는다. 최근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로 만난 원년 멤버 앨릭스 패터슨(65)은 "개척자가 된다는 것보다 더 큰 영예는 없다"며 "한국에서도 오래된 음악과 함께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겠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앰비언트엔 록밴드처럼 기타를 맨 화려한 프런트맨도 없고, 삶과 사랑을 노래하는 유행가와도 거리가 멀다. 열심히 곡의 특징을 설명하려 해도 똑 떨어지진 않는 게 사실이다. 연주자는 턴테이블 뒤에서 기계를 만지는 DJ와 엔지니어. 패터슨은 장르를 구태여 정의 내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음악을 정의하는 방법은 그것을 듣는 것이지 설명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묘사를 하든 우리가 하는 음악을 듣지 않는 한 의미가 없을 거예요."

이번 한국 공연에선 일상 소음도 음악이 되는 장르의 특성을 살려 한국의 자동차나 거리 소음, 말소리 등을 녹음해 쓸 예정이다. 아직 K팝 곡을 샘플링해본 적은 없다지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리듬을 발견한다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 모두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국과는 아직 특별한 연이 없는 그에게도 '호랑이'만큼은 친숙하다. 17세인 아들의 이름도 타이거, 어린 시절 키운 고양이 이름도 타이거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의 호랑이 로고가 시선을 끌었다고 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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