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대충 먹어요? ‘행쇼부엌’에서 한솥밥 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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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찾아간 서울 화곡동 강서구가족센터에선 '행쇼(행복한 소셜다이닝)부엌' 수업이 한창이었다.
행쇼부엌은 요리를 매개로 한 소통 프로그램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1인가구를 대상으로 요리 강습과 소통을 겸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 3억6000만원을 투입해 강서구, 마포구 등 20개 자치구에서 중장년을 위한 '행복한 밥상'과 청년층 대상 '건강한 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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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찾아간 서울 화곡동 강서구가족센터에선 ‘행쇼(행복한 소셜다이닝)부엌’ 수업이 한창이었다. 행쇼부엌은 요리를 매개로 한 소통 프로그램이다. 중장년층 1인가구가 대상이다. 강사 우미선씨가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일본식 부침개인 오코노미야키를 구웠다. “우리가 먹는 해물전이랑 비슷하죠? 집에서 한끼 대용으로 후딱 해먹기 편해요.” 앞치마를 두른 수강생 15명이 한 단어라도 놓칠세라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레시피와 요리 순서를 종이에 적거나 휴대전화로 요리 장면을 찍는 수강생도 있었다.
직장인 박칠돈(54)씨는 행쇼부엌에서 요리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전엔 주로 밖에서 사 먹었죠. 집에서는 어쩌다 라면이나 끓여 먹고. 요즘은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해요. 온전히 나를 위한 요리죠.” 박씨에겐 요리를 하기 전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대화하는 시간이 즐겁다. “여기 오신 분들, 직업이 뭐고 사는 곳은 어딘지 전혀 몰라요. 그래도 1인가구라는 공통점이 있어선지 말이 통해요.” 박씨는 “내 감정을 말하고 다른 분들 이야길 들으면,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느낌이 저절로 생긴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1인가구를 대상으로 요리 강습과 소통을 겸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 3억6000만원을 투입해 강서구, 마포구 등 20개 자치구에서 중장년을 위한 ‘행복한 밥상’과 청년층 대상 ‘건강한 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밥상 프로그램은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요리교실과 일상 대화를 나누는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경기도는 2022년부터 수원·용인·화성시 등 21개 시군에서 1인가구 ‘식생활 개선 다이닝’ 사업을 운영 중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를 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1인가구 수는 1003만9114가구로 전체의 41.8%에 달한다.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1인가구인 셈이다. 밥상 프로그램은 이들을 위한 생활돌봄 복지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행복한 밥상’ 참가자 104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2.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김동섭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1인가구담당관은 “2022년 서울연구원의 1인가구 실태조사에서 55.1%가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생활편의 서비스 중 식사 관련 서비스 이용 의향(72.4%)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밥상 프로그램은 여러 1인가구 프로그램 가운데 신청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홍선미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가구 밥상 프로그램은 불균형한 식습관을 개선하고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런 프로그램들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 커뮤니티센터나 주민센터를 활용해 공유부엌 등 공유공간을 만들어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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