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애써 화물차 주차장 지었는데, 화물차를 못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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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돈 들여 주차장 지어놓고 뭐 하는 짓인지."
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아암물류2단지 인근에 화물차를 주차한 한무영(64)씨가 텅 빈 화물차 주차장을 쳐다보며 푸념했다.
화물차들이 멀쩡한 주차장을 두고도 불법 주차를 해야 하는 상황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항만공사가 신청한 주차장 가설건축물 신고를 반려 처분하면서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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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이 주민 민원 탓 반려…소송 지고도 항소
화물차들 졸지에 불법주차행…“생돈 들여 뭐하는 짓”
“생돈 들여 주차장 지어놓고 뭐 하는 짓인지.”
지난 11일 인천 연수구 아암물류2단지 인근에 화물차를 주차한 한무영(64)씨가 텅 빈 화물차 주차장을 쳐다보며 푸념했다. 한씨는 “화물차 주차장을 차고지로 지정받았는데도 개방이 안 되니까 주변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게 된다. 단속에라도 걸리면 속에서 열불이 난다”고 했다.
한씨가 가리킨 주차장은 화물차 402대가 주차할 수 있는 화물차 전용이다. 하지만 이 주차장은 조성 공사가 끝났는데도 입구에 플라스틱 차단벽이 있어 차량 진입을 막고 있다. 주차장에 들어가지 못한 화물차들이 주변 왕복 4차선 도로의 가장자리 차선에 열을 지어 주차돼 있었다.
화물차들이 멀쩡한 주차장을 두고도 불법 주차를 해야 하는 상황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항만공사가 신청한 주차장 가설건축물 신고를 반려 처분하면서 빚어졌다. 인천항만공사는 2022년 말 51억원을 들여 화물차 주차장을 조성한 뒤 무인 관제시설과 사무실 등을 설치하기 위해 2023년 1월부터 세차례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했지만 인천경제청은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인천항만공사는 가설건축물 신고 반려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전은 지난달 31일 인천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인천항만공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끝이 보이는 듯했다. 재판부는 “주민들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가설물 축조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이 최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화물차 주차장을 둘러싼 논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은 12일 오찬 간담회에서 “주차장에 주차만 할 수 있는지 (화물차 주차장처럼) 차고지로 활용하는지는 엄연히 다른 문제다. 우리로선 항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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