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여진구 '하이재킹' 스릴과 감동 다 잡은 납치극의 탄생(종합)

박상후 기자 2024. 6. 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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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과 감동을 모두 잡은 납치극의 탄생이다.

영화 '1987'(2017) 조감독 출신 김성한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자,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의 연기 앙상블로 기대감을 안긴 '하이재킹'이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리얼타임의 긴박감과 극한의 서스펜스로 생동감 넘치는 영화적 체험을 예고한다.
'하이재킹'으로 조감독이 아닌 메인 연출의 꿈을 이룬 김성한 감독은 "감동과 눈물을 만들기 위해 이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다. 실제 있었던 분들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다 보니 그 지점을 충실하게 담아내고자 했다"며 "요즘 관객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신파를 싫어하지 않나. 근데 사실 나는 좋아한다. 극에 어울리는 신파라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겠지만 굳이 강조하지 않았던 건 담백하게 봐주길 바랐다. 관객들이 느끼는 먹먹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이재킹'은 1971년 일어난 F27기 납북 미수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김성한 감독은 "'1987' 촬영을 끝내고 작가님과 종종 만났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비행기에서 테러범이 폭탄을 터트리고 북으로 가려고 했는데 불시착을 했고 승객들이 살았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들었다. 전혀 모르던 일인데 '이걸 왜 영화로 안 만들지' 싶더라. 작가님께 '이거 빨리 대본을 쓰라'고 했다. 감독도 내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하이재킹'을 이끌어 가는 네 배우의 연결 고리도 눈에 띈다. 하정우와 여진구는 '1987'과 티빙 예능 '두발로 티켓팅'에서 먼저 호흡을 맞췄고, '국가대표'(2009)부터 '의뢰인'(2011) '허삼관'(2015)까지 다수의 작품에서 함께 한 하정우와 성동일이 '하이재킹'을 통해 재회했다.

SBS '사랑하고 싶다(2006)'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인연을 쌓았던 성동일과 여진구는 tvN '바퀴 달린 집'에서 가족 같은 케미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성동일과 채수빈은 '해적: 도깨비 깃발'(2022)을 함께했다.


'더 테러 라이브'(2013) '터널'(2016) 'PMC: 더 벙커'(2018) 등 그간 한정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영화에서 특히 남다른 활약을 펼쳤던 하정우는 "캐릭터에 MSG 요소를 넣을 자리가 있고 안 넣을 자리가 있다. 기존 캐릭터에서 그런 포인트를 봤다면 감독과 협의 하에 수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감독님이 이렇게 연기 방향을 잡는 걸 원했고, 실화를 소재로 이야기라 무게감과 힘이 있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주어진 상황에 집중했다. 모든 배우들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각자 역할, 연기, 표현을 수행하자고 촬영 전에 이야기했다. 느낀 것 그대로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흥행 바람에 대해서는 "흥행은 매번 개봉을 앞두고 기대하는 부분이다.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하이재킹'도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하는 게 솔직한 나의 마음이다. 배우, 스태프, 감독님 모두가 기본에 충실했다. 유난히 리허설도 많이 한 작품이다. 디테일 하나 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기장 규식 역으로 열연한 성동일은 "감독님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니 웃음기를 싹 빼라'고 했다. 그래서 옆에 있는 세 배우들과 톤을 맞췄다. 집사람에게도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해 본 가장 무난하고 노멀한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하정우에게 '어떤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연기하겠다'라는 말을 했고, 영화를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다. 촬영 당시 즐거운 추억 많이 쌓았다"고 밝혔다.

여진구는 여객기를 위험에 빠트리는 승객 용대 역으로 데뷔 후 첫 악역 연기를 펼쳤다. 그는 "용대라는 캐릭터가 실제 모티브 돼 있는 인물은 있지만 정보가 많이 없어 감독님과 다양한 구상을 했다. 감독님이 추천해 준 영화도 있었는데 참고만 했고 많은 것들을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으로 그려나갔다. 그리고 폭탄이 터지고 나서가 아닌 폭탄 터지기 전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을 했다. 그 뒤 눈빛도 자연스럽게 해보려고 했다. 가끔 마주치는 승객들에게 성을 내고 거칠게 대해야 했는데, 그런 모습을 이해해 준 덕분에 더욱 마음 편히 몰입하고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또 "연기적인 부분 이외에도 성동일, 하정우 선배님과 함께한 '하이재킹' 현장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많은 고민과 선택을 앞둔 시점에 진지한 회의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유쾌했다. 의견을 함께 나눌 땐 선후배 경계가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시나리오를 이야기할 수 있어 깨달음이 컸다. '나중에 나도 선배님들처럼 이런 현장을 후배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성한 감독은 네 배우에게 고마움을 드러내며 "현장에서 성동일 선배를 포함해 하정우, 여진구, 채수빈 모두 다 같이 의기투합해서 굉장히 많이 도움을 줬다.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리허설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먼저 물어봐 주기도 했다. 승객 배우들도 동참해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며 "성동일은 승객을 맡은 배우들이 카메라 연기가 익숙치 않은 분들이다 보니 조언을 건네면서 전체 분위기를 정말 잘 이끌어줬다. 하정우는 밥을 먹다가도 세트장으로 달려가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여진구는 내가 용대 캐릭터로 고민할 때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나눴던 배우다. 공감을 많이 해주고 나의 생각을 수용해 줬다"고 인사했다.

끝으로 하정우는 "우리 영화가 이례적으로 금요일에 개봉한다. 수요일 하는 줄 아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헷갈리지 않게 알려주길 바란다"고 콕 집어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고, 여진구는 "오랜만에 촬영 당시의 기억이 많이 났던 순간이다. '하이재킹'이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실화를 기반으로 묵직한 울림과 메시지를 전할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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