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하정우X여진구, 실화가 주는 묵직함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실화가 주는 힘이 있다. '하이재킹'은 좁은 공간, 가장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이재킹'(연출 김성한·제작 퍼펙트스톰필름)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김성한 감독이 참석했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특히 '하이재킹'은 1971년 벌어진 실화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김성한 감독은 "작가님과 종종 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비행기에서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리고 북으로 가려고 했는데, 해변에 불시착을 했다고 하더라. 승객들은 모두 살았다는 이야기를 짧게 해주셨다"며 "저도 모르던 이야기인데 듣자마자 든 생각이 '왜 영화로 안 만들지' 싶었다. 작가님에게 '빨리 대본을 쓰시죠'라고 말했다. 감독도 제가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제작자분들도 못 미덥진 않으셨는지 '해봐도 좋겠다'고 하셔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신파'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이에 대해 김성한 감독은 "감동, 눈물을 만들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든 건 아니"라면서도 "실제 있었던 분들로 인해 만들어진 영화라 그 부분을 충실히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성한 감독은 "요즘 관객분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신파'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시더라. 개인적으로 저는 신파를 좋아한다. 어울리는 신파라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강조하진 않았다.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봐주시길 바랐다. 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 먹먹함이 있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앞서 다수의 작품에서 유쾌한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왔던 하정우는 "캐릭터에 MSG적인 요소를 넣을 자리가 있고, 아닌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캐릭터에서 그런 부분을 보셨다면 감독님과 협의 하에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엔 감독님이 태인을 이런 식(담백하게) 연기하길 바라셨다. 이야기가 주고, 실화를 소재로 하는 무게감과 힘이 있었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연기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발표회 때 우리 모든 배우들이 이 비행기 안에서 기본에 충실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나가자는 것이 촬영 전 이야기했던 부분이었다. 최대한 사실 그대로, 느끼는 것 그대로, 준비한 것 그대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하정우는 "매 작품 개봉을 앞두고 기대하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하이재킹'도 많은 관객분들에게 사랑받길 바라는 것이 솔직한 저의 마음"이라며 "매 작품마다 어떤 작품이 더 고생스럽고, 재난 영화가 아니라 덜 고생스럽거나 하진 않는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분들과 스태프, 감독님 모두가 기본에 충실하면서 임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유난히 리허설도 많이 했던 작업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성동일이 '이렇게까지 피분장은 처음'이라는 얘길하더라. 그만큼 디테일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하이재킹'을 통해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 여진구는 "용대라는 인물의 실제 모티프된 인물은 있지만, 많은 정보가 딱히 없었다. 주로 감독님과 많이 구상했다. 그 안에서 감독님이 추천해주신 영화도 있었다"며 "참고보단,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구체적으로 그림을 많이 그려나갔다. 특히 폭탄이 터지고 나서가 아니라, 터지기 전 용대 감정과 상황에 몰입하게 되니까 눈빛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연기 후일담을 전했다.
또한 여진구는 "실제로 좁은 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실질적으로 액션을 해야 하는 장면에선 충분히 합을 맞추면서 무술팀과 열심히 노력했다. 그 외에 비행기 내부를 돌아다니는 장면에선 좁아서 부딪히는 대로, 답답하면 답답한대로 표현했다"며 "다만 하정우와 싸울 때 충분한 거리가 필요한 액션들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좁은 공간 탓에 걱정스러웠다. 제가 눈이 돌아갈까 봐"라고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김성한 감독은 "먹먹함은 저 역시 기대하고 찍은 건 아니다. 찍으면서 알게 되더라. 이분들이 그런 행동을 했고, 이분들을 통해서 그렇게 생존하게 됐고, 아직까지 이어져있는 69년 YS-11기 사건의 열한 분은 못 돌아오고 계신다"며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그런 부분이 잘 담겨서 많은 분들이 느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이재킹'은 21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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