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사람처럼 ‘이름’ 불러 의사소통한다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 대상 분석
“서로 부르는 개별 호칭 존재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사람처럼 서로 이름을 부르면서 소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은 아프리카 사바나 코끼리들이 개별적인 이름과 같은 호칭 소리를 배우고 인식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행동 생태학자 미키 파르도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날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한 논문에 실린 것이다. 

연구팀은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과 삼부루 국립 보호구역의 코끼리 100마리 이상의 소리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학습 모델을 이용해 코끼리들의 소리를 분류하고, 개별 코끼리를 부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리를 해당 코끼리에게 들려줘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코끼리들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분류된 소리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소리보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스피커로 다가가는 등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코끼리가 사람처럼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스스로 정해 상대방을 부르는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상대를 부를 수 있는 동물인 돌고래나 앵무새와는 다른 방식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돌고래와 앵무새도 상대를 부를 수 는 있지만 그것은 상대의 소리를 흉내 내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사람처럼 개별적인 호칭을 쓰는 코끼리의 현상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서로 말을 걸기 위해서는 특정 소리를 특정 개체와 연결하고 그 소리로 상대의 주의를 끄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정교한 학습 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임의로 정한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려면 어느 정도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조지 위트마이어는 “이번 연구는 코끼리가 얼마나 영리하고 흥미로운 존재인지 보여준다”며 “이 연구로 코끼리의 보호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