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메타·아마존·퀄컴 ‘빅테크 동맹’…“삼성답게 미래 개척하자”
저커버그 자택 초청 받아 4개월 만에 재회
아마존·퀄컴 CEO 등 연쇄 회동…협력 다져
글로벌 팹리스 만나 파운드리 고객 확보 총력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2주에 걸쳐 미국 동·서부를 횡단하는 장기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통신에 초점을 두고 총 30여건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재회했으며 아마존,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특히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과도 만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미국 출장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미래 먹거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출장에서 AI 분야에 방점을 두고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힘을 쏟았다.
현지에서 삼성의 글로벌 위상과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인한 이 회장은 출장을 마치며 임직원들에게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 CEO를 만난 이 회장은 서부 실리콘밸리로 이동해 빅테크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1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이 회장을 초대해 단독으로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11년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래 이번이 8번째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저커버그 CEO 부부를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초대해 저녁식사를 한 바 있다.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메타가 자체 AI 칩 개발을 선언한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 파운드리가 메타 칩을 수주할지 주목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도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이 삼성과의 협력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0일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도 만났다. 두 사람은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근 DS부문장에 취임한 전영현 부회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진행된 앤디 재시 아마존 CEO와의 회동에는 전영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은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올해 3월 AI 데이터센터에 향후 15년간 1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히며 AI 주도권 확보에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반도체 이외에도 TV·모바일·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양사는 이번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협력 관계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번 미국 출장을 통해 구상한 미래 사업전략은 이달 말 열리는 삼성전자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략회의에는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상반기 실적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하반기 사업 전략을 세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글로벌 출장에서 다진 네트워크와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노력을 바탕으로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을 도출할 방침이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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