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퇴직 후 재취업 때 '육체적 단순노동' 몰린다

KDI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 보고서 발표
청년기엔 분석 업무, 중년기엔 '단순 노동'
"직무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 확대 도입해야"

우리나라 취업자들은 청년기에 주로 자료 분석과 조직 관리 등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다가 중년기 이후 육체적 단순 노동에 종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런 현상은 중장년 취업자가 기존의 주된 일자리를 떠나 새로운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직무 단절’을 겪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내용의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우선 KDI는 중장년 인력이 노동시장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는지 알아보고자 직무를 5가지(분석·사회·서비스·반복·신체)로 분류하고 1998~2021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연령대별 변화를 회귀분석했다.

20~75세 남성 취업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령이 높아질수록 분석·사회·서비스 직무 성향은 낮아지고, 반복적인 신체 직무 성향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분석 직무 성향은 30대 취업자에서 가장 높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다가 50대 이후의 감소 폭이 컸다.

이는 연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저숙련·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런 직무 변화는 주로 실직, 퇴직한 뒤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50세 미만 연령대에서 이직한 경우에는 분석 직무 성향이 거의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으나 50대 이상 연령대에서 이직할 때는 분석 직무 성향이 크게 하락하는 것이다.

이에 KDI는 중장년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장년층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 대신, 재직 기간보다는 직무의 내용과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를 확대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법정 정년 이전에 생애 주직장에서 조기퇴직 하는 근로자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법정 정년 연장의 실효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년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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