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주 美 출장 마쳤다… 작년엔 ‘바이오’ 올해는 ‘AI’

이정구 기자 2024. 6. 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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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을 방문한 모습.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동·서부 다섯 도시를 누비며 30여 명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정관계 인사를 만난 2주간의 출장을 13일 마쳤다. 지난해 이맘때 미국 출장에서 주로 ‘바이오’ 분야 기업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퀄컴·아마존·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로 만났다. 이 회장은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13명의 삼성전자 및 관계사 사장단을 이끌고 미팅 30여 건을 하며 다양한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먼저 동부 지역에 있는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미 정관계 인사들과 미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 CEO 등을 두루 만났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에 약 9조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 정부와 통상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버라이즌과는 5G 통신 장비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너제이·샌프란시스코·시애틀 등을 방문한 미 서부 일정은 ‘AI(인공지능)’ 기술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10일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 칩 협력을 논의했다. 퀄컴의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냅드래건8 3세대’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에 AI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처음으로 탑재됐다. 향후 ‘AI 폰’ 관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양 사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11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에서 그를 만나 AI 반도체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 메타는 인간 지능에 가까운 범용인공지능(AGI)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어 12일에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지난 3월 아마존이 향후 15년간 AI 데이터센터에 1500억달러(약 206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반도체 수요가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회장은 출장 중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도 여럿 만나 파운드리 사업 확대와 제조 기술 혁신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출장 중 시간을 내 3차례에 걸쳐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는 미팅을 가졌고, 임직원들에게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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