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라이드 회장 “반도체 경쟁서 승리하려면 '협력' 뿐…AI 저전력 기술 중요”
반도체 시장이 '변곡점'을 맞이했다. 2030년 1조달러가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레이스가 시작돼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수장인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방법은 '협력' 뿐이라고 강조했다.
어플라이드와 같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의 공동 혁신만이 승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디커슨 회장은 지난 12일 방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변혁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같은 거대한 트렌드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며 “어플라이드는 한국 기업과 반도체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플라이드 이사회 전 멤버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토마스 J 이아노티 의장,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창업주, 이본 맥길 델 최고재무책임자(CFO), 라니보카 MS 애저 하드웨어 시스템 및 인프라 부사장, 스콧 A 맥그리거 전 브로드컴 CEO 등 이사진 모두가 총출동했다. 이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국을 찾은 건 처음이다.
디커슨 회장 “어플라이드 사업 및 한국 고객과의 관계를 잘 알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전체 이사회가 한국을 방문했다”며 “이를 통해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고객과 함께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커슨 회장은 협력이 꼭 필요로 분야로 4개를 꼽았다.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로직) △차세대 D램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이다. 모두 AI 세상을 열기 위한 핵심 반도체 기술이다.
디커슨 회장은 “AI가 산업의 변곡점을 만들고 있는데, 이 4가지 반도체 기술이 모두 있어야 AI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커슨 회장은 특히 저전력 기술을 주목했다. AI는 대규모 연산 처리가 필요한 만큼 전력 소모가 매우 크다. AI 반도체 업계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핵심 프로세서 뿐 아니라 필수 메모리인 HBM, 이를 통합하는 첨단 패키징 전 영역에서 저전력 기술을 확보하려는 이유다.
디커슨 회장은 “에너지 관점에서 고효율 컴퓨팅을 구현해야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성능을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차세대 기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디커슨 회장은 부연했다. 어플라이드는 장비가 주력이지만, 결국 반도체 소재를 다루는 영역인 만큼 그 경험과 노하우가 회사를 업계 최고로 자리하게 한 원동력이다.
디커슨 회장은 첨단 반도체 프로세서의 핵심 소재 60%가 어플라이드를 거쳐간 것이라고 자신하며 “한국 고객도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필요한 소재 혁신을 요구하고 있으며 어플라이드는 이를 위해 로직, 메모리, 패키징 등 중요한 반도체 변화에서 맞춰 소재 혁신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혁신은 어플라이드만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이 디커슨 회장의 지론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고객사와 공동으로 추진해야 혁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사와 인접한 위치에서 교류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플라이드가 한국 R&D센터 건립에 나선 이유다. 어플라이드 본사 뿐 아니라 추진 중인 한국 R&D 거점을 활용, 고객사의 반도체 기술 고도화를 위한 시너지를 내려는 복안이다.
디커슨 회장은 “한국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단순히 인력 뿐 만 아니라 혁신의 방식 그 자체도 혁신하기 위해 고객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공동 혁신을 위해 협력하는 기업만이 반도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967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가 있으며, 세계 24개국 150개 도시에서 3만40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반도체 노광 장비를 제외한 반도체 공정 전 영역에 이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했으며,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265억2000만달러(약 36조4000억원)다. 한국법인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는 1989년 설립, 직원 수는 2100여명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중 18%가 한국 시장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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