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보' 美 진출 불확실성 씻은 휴젤…4300억대 가치 증명 시동

정기종 기자 2024. 6. 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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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10일(현지시간) 예비 심결 통해 "휴젤 위반 사실 없어" 판결
6조 규모 최대 시장 진출 변수 대폭 완화…하반기 파트너사 통해 제품 출시 예정
증권업계, 레티보 현지 사업가치 4350억 산정…목표 주가 '20만원대→35만원' 껑충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휴젤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분쟁 예비 심결에서 휴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현지 파트너사 선정을 통해 '레티보' 연내 출시를 노리는 휴젤의 사업 계획 역시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 진출 9부 능선을 넘은 휴젤의 톡신 북미 사업가치를 4300억원 이상으로 추정 중이다.

휴젤 관계자는 "레티보 미국 출시는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연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며 "경쟁사의 균주 절취 주장이 ITC 예비 심결을 통해 근거 없다고 밝혀진 만큼, 10월 최종 심결까지 입장을 적극 개진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13일 말했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는 지난 3월 중등도 및 중증 미간 주름 개선을 적응증으로 50유닛·100유닛(Unit)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지 내 7번째(출시는 5종), 국산 품목 중엔 2019년 대웅제약 '나보타'(현지명: 주보)에 이은 두 번째 승인이다.

레티보는 비교적 후발 주자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모두 허가받은 유일한 품목에 이름을 올리며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했다. 전 세계에서 3개 기업만 달성한 기록이다.

2021년 첫 허가 시도 이후 세 번째 도전 만에 얻어낸 성과지만 과제는 남아 있었다. 2022년 메디톡스가 휴젤이 자사 톡신 공정과 균주를 도용했다며 ITC에 제기한 소송이다. 하지만 지난 10일(현지시간) ITC가 '휴젤의 위반 사실 없다'는 예비 심결을 내놓으며 부담을 덜어냈다.

메디톡스가 재검토를 통해 반전을 노리는 최종 심결이 10월 예정돼 있지만, 예비 심결을 뒤집을 명확한 근거가 아직 제시되지 않은 만큼 결과 변화를 예측하는 시선은 제한적이다.

레티보 미국 진출은 매년 실적을 경신 중인 휴젤의 추가 동력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으로 글로벌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젤이 레티보로 현지 점유율 5%만 확보해도 지난해 회사 매출액(3197억원) 수준의 실적 기여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나보타가 출시 5년차인 지난해 12%의 현지 점유율을 달성하며 국산 품목의 가능성을 입증한 점도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증권업계는 향후 레티보 북미 시장 가치가 현재 회사 연간 매출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레티보 출시에 따라 총 6종의 품목이 경쟁하게 되지만, 시장을 주도 중인 앨러간 보톡스와 동일한 900kDA(분자량 단위로 같은 단위 미국 출시 제품은 레티보 포함 3종) 톡신으로 빠른 시장 침투가 기대된다는 측면에서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파트너십 체결이 예정된 북미 사업 가치를 4350억원으로 산정한다"며 "2030년 북미 점유율 8%를 가정하며, 과거 대비 톡신 업종 강도가 소폭 심화했지만 후속 업체 진출이 제한적으로 판단돼 여전히 안정적인 점유율 확보가 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호적 시장 전망에 기업가치 기대치 역시 대폭 상향 조정됐다. 1분기 휴젤의 증권업계 목표 주가는 2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35만원까지 전망되는 중이다. 실제 주가 역시 ITC 판결 직후인 11일 24만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기업가치 상향에 힘을 보탤 실적 역시 순항이 전망된다. 휴젤은 앞서 보툴리눔 톡신과 HA필러의 고른 성장세 속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인 매출액 743억원·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했는데, 2분기 매출액 900억원·영업이익 318억원이 전망된다. 실현 시 사상 첫 분기 매출 900억원 달성이다. 이에 따른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3708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이다. 전년 대비 16.0%, 21.4% 증가한 수치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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