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강제추행 혐의 1심 집유

하급자에 원치 않은 신체 접촉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공연 준비 과정에서 부하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곤(72)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경선 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13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추행했지만 피해자로부터 용서 받지 못했다"며 "2,000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형사공탁이 양형에 유리하게 적용돼선 안된다고 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2014년 5월 자신이 총연출을 맡은 뮤지컬 공연 관련 일을 하던 직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두 차례 피해자가 원치 않은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그는 "예술 작업을 같이 했던 후배가 오랫동안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낸 것에 뼈저리게 자책하고 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1985년 극단 아리랑을 창단한 그는 소극장운동을 주도했다. 1993년 영화 '서편제'에서 유봉 역을 맡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후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등에 출연했다. 문화행정가로 변신한 뒤에는 2000년부터 5년간 국립극장장을 지냈고, 2006년엔 8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