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TV “KT는 근거없는 방송송출 계약해지 철회하라”

13일 서울지법 앞 기자회견에서

케이티(KT)의 계약 해지로 방송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통일티브이(TV)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방적인 계약 해지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현 통일티브이 방송위원, 김남주 변호사, 진천규 통일티브이 대표, 이은혜 통일티브이 방송위원, 김성순 변호사.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케이티(KT)의 계약해지 및 방송 송출 중단 조처로 방송국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통일티브이(TV)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티의 일방적 계약해지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진천규 대표 등 통일티브이 관계자들은 케이티에 대한 계약이행 청구소송 3차 변론기일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일티브이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저항하겠다. 반드시 이겨 국민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티는 2023년 1월 인터넷텔레비전(IPTV) 지니티브이(옛 올레티브이) 262번에서 내보내고 있던 통일티브이에 대해 “방송 콘텐츠의 상당 부분이 법적, 국가적, 사회적 또는 공익을 저해하는 표현물”이라는 이유를 들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통일티브이는 방송 당시 북한 조선중앙티브이의 자료를 활용해 북한의 현실을 전하는 방송을 제작·편성했는데, 일부 영상에서 ‘위대한 수령님’ 등 표현이 담긴 화면이 나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티브이 쪽은 “심사 권한이 없는 케이티가 자의적으로 판단, 통보한 것이므로 계약해지와 송출 중단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케이티의 송출 중단 시정조치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어 같은해 2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특수자료 공개 활용 계획 조건부 승인 취소까지 통지받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진천규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이 모든 어처구니없는 결정의 근거는 통일티브이 콘텐츠에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인데, 나는 두 건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혐의없음’, ‘증거불충분’ 등으로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이는 통일티브이 콘텐츠가 ‘북한 및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북한 이념 및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내용’이 아님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진 대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통일티브이에 대해 위와 같은 내용을 방송했다는 이유로 제재하거나 심의를 진행한 사실조차 없다”며 “이 역시 케이티가 아무런 근거없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