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3년 차 '재일교포' 허미미, 대표팀 완벽 적응…"한국어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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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의 샛별 허미미(22)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아버지가 '다치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해주셨다. 한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서면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날 것 같다"며 "아직 경험하지 않아 상상이 되진 않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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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수다로 스트레스 해소, 식사 시간 행복"
(진천=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유도의 샛별 허미미(22)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재일교포로서 아직 한국 생활 적응이 완벽하진 않지만, 대표팀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허미미는 2002년 일본에서 태어나 줄곧 일본에서 살았다. 유도로 유명한 와세다대학을 다니던 허미미는 2021년 한국인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대신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
허미미는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다. 연고가 없는 한국에서 생활이 쉽지 않았지만, 실력이 출중해 일찍부터 유도계의 주목을 받았다.
허미미는 지난 2022년 2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통과하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중국적자라 한국에서 청소년 대표를 지낸 적은 있지만 성인 대표팀은 처음이었다.
허미미는 그해 6월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인 조지아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여자 57㎏급에서 세계적인 강호를 잇달아 메치며 금메달을 따냈다.
2023 국가대표 선발전도 통과한 허미미는 1년 연기돼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 출전했다. 대표팀과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빠르게 녹아들었다. 혼성 단체전 준결승에서 패한 뒤에는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2024년에도 태극마크를 유지한 허미미는 지난 5월 21일 UAE 세계선수권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유도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8년 대회 남자 73㎏ 이하급 안창림, 남자 100㎏ 이하급 조구함(이상 은퇴) 이후 6년 만이다. 여자 선수로 범위를 좁히면 1995년 여자 61㎏ 이하급 정성숙, 여자 66㎏ 이하급 조민선 이후 무려 29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털어내고 자신감을 채운 허미미는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13일 진천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허미미는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일본 집으로 가서 부모님에게 금메달을 자랑했다. 오므라이스 등 맛있는 음식도 먹고 힘을 냈다"며 "한국행을 권유하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올림픽 금메달만 생각하고 있다. 가장 큰 대회이기도 하 최근 내게 관심이 쏟아지다 보니 부담감과 긴장감이 공존하지만 내 장기인 업어치기를 잘 활용한다면 금메달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허미미는 긴 선수촌 생활에 지칠 법도 하지만 대표팀 동료들을 의지하며 버티는 중이다. 어눌해도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날도 도복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동료들과 소통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선수와 함께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종일관 웃었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허미미가 유도 훈련만큼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허미미는 "아무래도 새벽 운동이 가장 힘들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푼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행복하다"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허미미는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파리에서 반드시 태극기를 정상에 올리겠다는 각오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아버지가 '다치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해주셨다. 한국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서면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날 것 같다"며 "아직 경험하지 않아 상상이 되진 않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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