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조국혁신당, ‘협력 속 갈등’···박은정·황운하 상임위서 불만 토로, 왜?
“비교섭단체의 몫으로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조국혁신당을 배정해주셨으면 합니다.”(박은정)
“의석 배치표에 황운하, 윤종오 (이름 아래에) ‘비교섭’ 이렇게 써놨어요.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당 이름으로 써주셔야죠.”(황운하)
지난 12일 법제사법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를 시작으로 13일 보건복지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원회가 잇따라 야당 단독으로 열렸다. 상임위에선 이른바 ‘프레너미(친구이자 적이라는 의미)’ 관계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드러났다. 원내 12석의 비교섭단체인 혁신당은 원내 3당으로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소위) 구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2소위가 아닌 1소위로 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 의원과 민주당 소속 의원 10명이 참석했다. 법사위 1소위는 법사위 고유 업무에 관한 법안을 심사하고, 2소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을 심사한다. 검찰개혁 관련 법안은 1소위 심사대상으로, 2소위에 배정되면 관련 법안을 심사할 수 없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2소위 위원으로 배정했다.
박 의원은 “1소위의 주요 법안들, 예를 들면 조국혁신당에서 발의하는 검찰개혁 입법들과 제가 개원 첫날 대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 등에 대해 제가 1소위에서 심사할 수 있도록 1소위에 배정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그는 검찰 개혁을 주장해 왔고, 지난 4·10 총선에서 혁신당 비례 1번으로 당선됐다.
민주당은 법사위 핵심인 1소위를 최대한 자당에서 확보해 각론에서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협력 대상인 혁신당에 지나치게 배타적이란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한 법사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1소위를 민주당 단독으로 구성하기보다는 소수정당과 함께해야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여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 측은 통화에서 “2소위에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협의가 되지 않을 땐 의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위원장은 1소위에 비교섭단체가 들어온 관례가 없다고 하는데 과거 노회찬 정의당 대표도 1소위에 들어간 사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교섭단체인 국민의힘에 이날까지 소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국민의힘이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오는 1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재량으로 소위 위원을 배치할 방침이다.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신경전이 나왔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의석 배치표에 쓰인 정당 표기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황 원내대표는 “저와 윤종오 의원(진보당) 두 사람이 소외되지 않도록 각별히 말씀드리고 있다”며 “의석 배치표 나눠준 걸 보면 황운하, 윤종오 (이름 아래에) ‘비교섭’ 이렇게 써놨는데 정당 이름이 비교섭이 아니지 않나”라고 정당명으로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어 “별거 아닌 일도 오해를 받기 쉽다. 세심한 배려를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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