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조사위 “가자 전쟁서 하마스·이스라엘 모두 전쟁범죄 책임”

노지원 기자 2024. 6. 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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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 조사 위원회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인류에 반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동예루살렘 등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와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이 위원회는 12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7일 시작한 가자 전쟁에서 양쪽이 인류애와 국제 인도주의법 및 인권법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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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 조사위 보고서
“최근 수십 년 동안 분쟁서 유례없는 수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가자 전쟁의 인권침해를 조사하는 유엔 위원회를 이끄는 나바네템 필라이 위원장. AP 연합뉴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 조사 위원회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인류에 반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동예루살렘 등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와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이 위원회는 12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7일 시작한 가자 전쟁에서 양쪽이 인류애와 국제 인도주의법 및 인권법에 반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렇게 밝혔다. 조사위는 이번 전쟁 범죄의 책임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고위 지도자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시 내각 구성원을 비롯한 정치, 군사 지도부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위가 이번 전쟁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를 보면, 하마스 등 6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10월7일 공격 당시 사람들을 죽이거나 고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공격으로 민간인 800명을 포함한 1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어린이 36명을 포함한 252명이 인질로 붙잡혔다. 조사위는 “납치가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 굴욕적인 대우 등과 동반해 이뤄졌다”며 “여성과 그들의 몸이 승리의 트로피로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들은 언론인과 이스라엘 당국이 제기한 하마스 대원의 성폭행 혐의를 조사했으나 피해자에게 접근할 수 없어 “자체적으로 증명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마스는 성범죄 혐의를 부인해 왔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저지른 “참수, 자상, 화상, 절단을 비롯해 성적으로 모욕적인 시신 훼손”이 이뤄진 증거도 발견됐다.

조사위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완전히 봉쇄하면서 주민의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삼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중무기를 사용하면서 민간인이 희생됐다고도 지적했다. 전쟁에서는 무장 대원과 민간인을 구별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조사위는 대규모 피해를 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봤다. 조사위는 민간인 중에서도 여성과 어린이가 많이 죽고 다쳤다면서 그 규모와 사상자 비율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분쟁에서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전략으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을 뿐 아니라 민간 기반시설도 광범위하게 파괴됐다.

조사위는 구체적으로 이스라엘군에 의해 “팔레스타인 남성과 소년들을 겨냥한 성적 박해, 몰살, 살해와 강제 이주, 고문,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대우” 등이 자행됐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강제로 대피하게 하거나 구금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이뤄졌는데 여기에는 나체를 강요하거나 성적 굴욕감을 주는 방식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조사위는 이런 가혹 행위가 “10월7일 공격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다분히 의도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사는 튀르키예와 이집트에서 대면과 화상으로 수집한 생존자, 목격자의 증언을 비롯해 위성 자료, 법의학적 기록, 이스라엘군이 찍거나 소셜 미디어에 올라와 있는 사진, 영상 등에 기초해 이뤄졌다. 이번 보고서는 향후 국제사법재판소(ICJ)의 법적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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