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녹색당 의료·주택·기후 위기 돌파구로 '부유세 인상' 공약[통신One]

조아현 통신원 2024. 6. 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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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한선 초과 전체 근로자 국민보험료(NI) 분담비율 8%
IFS "세금 인상안 합리적…반발 고려하면 예상만큼 세수 확보 힘들 것"
영국 녹색당 공동대표를 맡고있는 카를라 데니어(왼쪽)와 아드리안 램지(오른쪽).(영국 녹색당 홈페이지 갈무리) 2024.06.12/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지방 선거에서 약진한 녹색당이 총선을 앞두고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주택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12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녹색당은 2024 총선 공약 사항으로 새로운 부유세 도입과 연봉 5만270파운드(약 8833만원) 이상을 받는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국민보험금(NI) 분담 비율을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녹색당 공동대표인 아드리안 램지는 "현재 총선 캠페인에서 주요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정직한 정당은 녹색당"이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2030년까지 보건과 사회복지 분야에 연간 500억 파운드(약 87조8500억원)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1000만 파운드(약 175억7000만원) 이상 자산을 가진 경우 1%, 10억 파운드(약 1조7571억원) 이상 자산가에 2% 규모의 새로운 부유세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새로운 부유세는 영국 가구의 1% 미만에 영향을 미치고 다음 의회가 끝날 때까지 연간 150억 파운드(약 26조3575억5000만원)의 세수를 창출해 NHS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램지 대표는 유럽 평균 기준으로 볼 때 부유층에 대한 이 같은 인상 폭은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소수의 백만장자가 영국을 떠날 수 있지만 슈퍼 부자들은 남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근로자가 연간 소득이 1만2570파운드(약 2208만원) 이상 넘지 않으면 국민보험료(NI) 분담 비율을 내지 않아도 된다. 1만 2570파운드 이상에서 5만270파운드(약 8833만원) 사이 소득에 대해서는 국민보험료(NI) 분담 비율이 8%, 5만270파운드 이상 소득에 대해서는 해당 과세 연도에 2%를 낸다.

녹색당은 소득 상한선을 초과하는 모든 임금에 대해 동일하게 8%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세웠다.

이외에도 임대료 규제안을 도입하고 매년 15만개의 신규 공공주택 공급, NHS 치과 의사에 대한 접근성 보장,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 확대, 철도기업 공영화, 원자력 에너지 단계적 퇴출, 강물에 하수 배출 행위 금지, 신규 화석 연료 프로젝트 중단 등을 발표했다.

영국 재정연구소(IFS)의 헬렌 밀러 부국장과 칼 에머슨 부국장은 이날 녹색당의 공약 선언문과 관련해 공동 논평을 내고 공약 정책의 방향과 시도는 인정할 만하지만 실제적 효과를 얼마나 거둘지 의문을 남겼다.

IFS는 "상속세 허점을 메우는 것을 포함한 일부 개별 세금 조치는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오랜 기간 미뤄져 온 지방세 재평가를 추진하는 것은 옳고 탄소 배출에 대한 과세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환영할 만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부유세는 세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큰 폭의 세금 인상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예상만큼 많은 세수가 확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녹색당의 야망이 어디에 있는지, 국가의 역할이 훨씬 더 커지고, 공공 서비스에 더 많은 자금이 지원되고, 탄소제로 전환이 더 빨라지는 것은 분명하다"며 "당이 제안하는 구체적인 증세 조치가 주장하는 만큼 세금을 인상할 가능성은 작고 실제 경제적 비용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당의 공약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영국 누리꾼들은 대체로 부유세 공약을 지지하고 있지만 '연봉 5만 파운드는 인플레이션 이후 더 이상 높은 연봉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보험금 분담 비율 인상은 말도 안 된다' '차라리 소득세를 올려라' '선거에서 승리하면 노동당과 연대해서 부유세와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온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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