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 교육은 기본 … 기업가 정신 함양에 최선"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4. 6.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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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는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펠리칸 CEO는 "기업가 정신 교육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단순히 농업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과 금융도 교육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시장, 즉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래기술 교육에 중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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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안 마리누스 피터 펠리칸 에레스 CEO
산학 협력으로 교육과정 개발
마케팅·금융 노하우도 배워
사업 아이템 찾아 창업 독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는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바스티안 마리누스 피터 펠리칸 에레스(AERES) 최고경영자(CEO)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이론과 실습을 접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에레스의 최대 강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펠리칸 CEO는 "기업가 정신 교육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단순히 농업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과 금융도 교육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네덜란드 최고의 첨단농업학교 운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네덜란드의 높은 농업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나.

▷네덜란드에서는 기업, 학교, 연구소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한다. 이 같은 산학연 협력을 두고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사업을 해나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공유한다. 연구소에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려 노력하고, 학교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험하면서 그걸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교육훈련을 제공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농부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도시민이 농부라는 직업에 대해 잘못된 이미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당연히 농부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 에레스가 교육하는 학생 중 일부는 농부가 되지만 많은 학생이 결국 농업 밸류체인상 다른 직업에 종사하게 된다. 농업 정책 입안자가 되기도 하고, 농업 컨설턴트나 농산물 수출업체 경영자나 품질 관리자로 일하기도 한다.

―다른 농업 선진국 학교와 비교할 때 에레스의 교육과정이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이론과 실습을 접목하며 균형을 맞춰가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졸업생이 바로 취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춘 교육과정을 개발해 진행하는 데서 우리는 강점을 갖고 있다.

우리가 산학협력을 중시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파악하고, 학생들이 갖춰야 할 기술 역량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하고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특히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훈련은 기업가 정신의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결코 기술이나 생산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과 금융 같은 것을 교육에 포함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시장, 즉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어떤 방식으로 길러주나.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타고나는 기질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교육으로 충분히 함양할 수 있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업가 정신의 함양을 위해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특히 '모듈'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수의 교육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많은 모듈이 있지만 각 모듈의 목적은 똑같다. 바로 기업가 정신의 함양이다. 기업가 정신의 꽃은 자신이 직접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찾아 창업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에레스가 농업 교육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우선적으로 시장과 기업의 요구에 따라 학생들을 훈련한다. 교육과정도 기업들과 함께 개발한다. 그리고 학생들을 소규모로 모아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사·교수들이 서로 소통하기 쉽고 공동체를 형성한다. 우리는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수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행복한 환경을 만든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의 기술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미래의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래기술 교육에 중점을 둔다.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해 좋은 강연을 듣고, 기업과 협력하며 학생들에게 많은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다. 기업과의 협력은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에 맞춰 모든 시설을 학교가 갖추기는 어려운 현실 때문에 중요하다.

―학교가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움직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뚜렷한 방법을 찾기 전에 먼저 학교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사·교수와 학생들이 학교에만 머무르지 말고 일단 나가서 기업들을 탐방하고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그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노력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에 기업이 원하는 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주농고·전문학교를 직접 가보니 어떤가.

▷길지 않은 방문이었지만 젊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대단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학교를 혁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주셨는데, 사실 좀 감동받았다. 또 학교 교정이 매우 넓고 농업 관련 시설이 많은 것에 놀랐다. 다양한 시설을 활용함으로써 이론과 실습이 접목되는 교육 현장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도교육청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에레스 교육 모델은 사실 네덜란드에 특화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상황은 네덜란드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의 농업계가 처해 있는 현실이 어떤지, 여주농고·전문학교가 부딪히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이 고민하고, 그 결과에 기반해 에레스 모델을 어떻게 하면 한국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찾아내려고 한다.

또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경기도교육청, 여주농고·전문학교 관계자들과 긴밀히 교류협력해 한국 상황에 맞는 첨단농업학교 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일을 함께할 수 있어 너무 흥미진진하고 큰 기대가 된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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