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지금이라도 살까?…"중장기 투자처로 매력"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2024. 6.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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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힘써
투자 포트폴리오에 꼭 넣어야
개별종목 선별 부담스럽다면
우량주 대표 S&P500 선택을
채권·대체자산 고르게 구성해
금리인하 불확실성 대응 필요

올해 말 퇴직을 앞둔 A씨(54)는 요즘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대기업에 근무하며 그래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멀게만 느껴졌던 은퇴가 임박하니 마음이 조급해졌기 때문이다.

재테크는 오로지 예·적금만 고집했던 A씨는 훌쩍 높아진 물가 수준을 감안해 고민 끝에 연초부터 준비 자금의 일부를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대형 우량주에 투자해 큰 손실은 없지만, 미국 증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마음 한편이 불편하다.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 분위기와 달리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핵심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과 모멘텀으로 미국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A씨는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미국 주식으로 옮겨 타야 할지, 아니면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추격 매수를 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계속 보유해야 할지를 '지갑을 불려드립니다'에 문의했다.

우선 최근 미국 금융시장 동향과 전망은 어떤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여전히 '끈적한' 인플레이션으로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천천히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결국 시장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늦어지고, 속도는 둔화되는 양상이다.

올 하반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 최대 변수인 미국 대통령 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재대결 구도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 불확실성과 함께 대선을 앞둔 지금, 선거 결과를 예상하고 수혜주를 중심으로 서둘러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투자 대상과 투자 시점 판단은 모든 투자자에게 늘 어려운 숙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 것이 금융시장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을 예측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나 자산 배분과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면 투자 판단이 한결 단순해진다.

우선 전체 시장을 바라보자.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시장이 전 세계 주식시장의 약 80%를 차지한다.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신흥시장의 시가총액은 나머지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선진국 시장, 특히 미국에 높은 비중으로 먼저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다. 미국 시장에 투자할 때 대형 우량주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선택하면 개별 종목 선택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미국 기업의 약 80%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창업자나 오너일가가 주요 주주인 국내 기업과 달리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기관투자자가 주요 주주다. 따라서 기업 경영진은 실적과 주가 관리에 매우 적극적이며, 자사주 취득과 배당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한다. 따라서 선진국, 특히 미국 주식시장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중장기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그럼에도 익숙한 자국 시장을 선호하는 자국 편중 현상(Home bias)으로 국내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까지 상승한 미국 시장의 가격 부담으로 A씨와 같이 투자를 미루고 한발 물러서면 향후 조정 국면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더욱 어려워진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체자산과 현금을 포함하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은퇴 자금과 같이 중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목돈 운용은 반드시 분산투자와 포트폴리오 원칙을 지키며 개별 종목보다 시장 전체에 투자해야 한다.

분산투자와 자산 배분은 시장을 예측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다. 우리의 예측은 항상 틀릴 수 있고, 우리는 투자라는 명분으로 비합리적인 투기행위를 자주 반복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서상원 우리은행 자산관리센터 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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