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이규형, 빌런인 듯 빌런 아닌

안병길 기자 2024. 6.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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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이규형 스틸. 디즈니+ 제공



강자인데 약자 같다. 시청자의 아픈 손가락이 된 ‘삼식이 삼촌’의 빌런 이규형이 모든 위기 앞에 마주 섰다.

12일 공개된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서 강성민 설움의 역사가 드러났다. 어린 시절 유복한 살림 형편에도 불구하고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어서도 권력에 짓눌려 억눌린 야망을 안고 살아온 강성민(이규형 분)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던 과정이 밝혀진 것. 안민철(류주한 분)에게 멸시당하면서도 안요섭(주진모 분)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던 삶 속에서 유일한 강성민 편은 삼식이 삼촌 (송강호 분) 뿐이었다. 그런 강성민이 있어 삼식이 삼촌 또한 강성민을 등에 업고 청우회에 입회해 권력층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강성민과 삼식이 삼촌 둘의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줬기 때문. 유복한 배경이 있던 강성민과 추진력과 실행력을 갖춘 삼식이 삼촌이 힘을 합쳐 강성민이 국회의원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이는 강성민의 능력은 아니었다. 강자의 위치에서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늘 약자의 포지션에 서 있는 듯한 강성민의 두려움과 나약함은 삼식이 삼촌과 있을 때면 그 면면을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그런 강성민에게 애증의 감정을 품고 있는 삼식이 삼촌과 같이 시청자 또한 강성민을 연민하게 됐다.

강성민을 향한 연민과 짠한 감정은 이규형으로부터 시작된다. 불안에 떠는 아이 같은 모습이 여전한 어른 아이. 강성민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악한 빌런이 아닌 약한 빌런이다. 짠한 마음이 이는 ‘아픈 빌런’이 된 데는 이규형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중심을 잡고 있다. 그가 겪어온 과거와 내면에 품고 있는 끝없는 심연의 두려움이 떨리는 입술과 흔들리는 눈빛으로 표출되고 등 뒤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을 것만 같은 초조함이 화면 밖으로 전해진다. 이규형의 세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가 강성민을 단순한 나쁜 놈이 아닌 다면적 얼굴로 완성하며 극 중 가장 신경 쓰이는 인물, 시청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만들었다.

이규형 표 아픈 빌런이 시청자의 마음을 흔드는 중, 부정 선거 투표함 바꿔치기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 강성민이 삼식이 삼촌과 함께 역경을 이겨낼 수 있을지, 삼식이 삼촌이 강성민의 손을 놓아버리지 않을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흥미를 고조시키고 있는 디즈니+의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다음 주 수요일(19일) 마지막 화까지 전편이 공개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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