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회사 합치면 시총 10조달러... MS·애플·엔비디아가 벌이는 ‘왕좌의 게임’

전준범 기자 2024. 6. 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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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빅(BIG) 3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년 넘게 장기 집권해 온 애플의 아성을 넘어선 가운데 인공지능(AI) 시대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는 엔비디아가 무서운 속도로 이 두 기업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세 회사 시총 차이가 거의 없다 보니 어떤 날은 애플이 MS를 잠시나마 이기고, 또 어떤 날은 엔비디아가 애플을 누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2.86% 상승한 213.07달러에 장을 마쳤다. 애플이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한 이틀 전에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2%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애플은 전날 7.26% 상승에 이어 이날도 3% 가까이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주가는 장 중 한때 6% 넘게 치솟으며 MS를 제치고 시총 1위를 탈환했다. 애플이 MS 시총을 넘어선 건 연초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다만 애플 주가가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장 후반부에 상승 폭 일부를 반납한 탓에 종가 기준으로는 MS가 시총 1위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다. 이날 종가 기준 MS 시총은 3조2781억달러, 애플 시총은 3조2672억달러다.

21세기 들어 애플은 아이맥·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의 히트작을 연거푸 선보이며 모바일 혁명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덕분에 2012년부터는 줄곧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20년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사태가 터진 뒤 MS에 잠깐 왕좌를 내줬을 뿐이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당시엔 경쟁자 없는 1위 기업이었던 MS는 영원할 것만 같던 애플을 밀어내고 올해는 대장주 지위에 올랐다. MS 시총은 올해 1월 12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2조8870억달러를 기록하며 애플(2조8740억달러)을 밀어냈다. MS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동시에 주요 빅테크 중 가장 빠르게 AI를 도입한 기업이라는 사실이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AI 도입에 가장 소극적이라는 이미지 탓에 AI 광풍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다가 이번 애플 인텔리전스 공개를 계기로 다시 MS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AI 기능이 소비자로 하여금 아이폰을 새로 구매하게 하는 배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에는 잠깐이나마 다시 대장주 지위를 되찾았다.

앞으로 어느 기업이 주도주가 될지는 의견이 갈린다. 애플, MS가 선두를 굳히려면 기술력으로 압도하는 성적을 보여줘야만 한다. 양측이 비등하다면, 가장 유리한 곳은 엔비디아다. 실제로 증권가 평가도 엔비디아다. 현재는 MS와 애플의 선두 다툼이 치열한 듯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총 1위 자리를 쟁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AI 시대 최대 수혜주를 꼽으라면 엔비디아를 지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들어 MS와 애플 주가는 각각 16%, 12%가량 올랐고 엔비디아는 130% 이상 솟구쳤다. 주가 급등과 함께 엔비디아 시총은 2조달러를 돌파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3조달러 고지에 올라섰다. 6월 12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3조799억달러로 전 세계 3위에 올라있다. 4위 구글(2조2060억달러)과는 약 9000억달러 차이 난다. 1~3위 업체의 시총을 합치면 9조6252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이미 애플을 수차례 넘어선 바 있다. 시총 3조달러를 처음 넘어선 이달 5일(현지시각) 애플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다가 다음 날 주가 하락과 함께 다시 3위로 내려앉았고, 주식 분할 이후 첫 거래일이던 지난 10일(현지시각)에도 MS에 이어 시총 2위에 등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AI 수혜에 주식 분할 효과까지 겹치면서 엔비디아의 추가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주식 분할을 한 기업 주가가 1년 후 평균 25.4%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주식 분할 자체가 주로 호실적에 따른 주가 상승기에 이뤄지고, 주식을 쪼개면 소액 투자자의 접근도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AI 칩 ‘블랙웰’이 내년까지 초과수요 상태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 회사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오라클·오픈AI·MS·아마존 등의 고객군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고, 2025년까지 수요 우위라고 했다”며 “올해 4분기 데이터센터에 블랙웰이 장착된다고 발표한 점도 블랙웰 매출 성장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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