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브겹살‧두부육회?…일본서 유행하는 ‘한국풍’ 음식
할매니얼‧크룽지 등 디저트 문화도 관심
20대의 봉지라면 매출 1위 ‘농심 신라면’
일본의 2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식품과 음식문화가 인기다. 일부 식당에서는 ‘토리(닭)겹살’ ‘에비(새우)겹살’ 등 한국의 삼겹살 구이 문화를 표방한 메뉴가 등장했다. 또 방송에서는 한국의 젊은층이 약과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던 간식을 즐긴다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소개되기도 했다.
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4차 한류의 흐름을 타고 한국의 미용과 식품, 문화콘텐츠, 패션 등 ‘K-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즐기는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2030세대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풍 음식이다. 최근 일본 식당에는 음식 이름에 ‘겹살’이 붙은 메뉴가 등장했다.
우리의 삼겹살을 본뜬 메뉴로 구워서 채소에 싸 먹는 요리에 ‘겹살’을 넣는 식이다. 닭고기를 구워서 쌈에 싸 먹으면 ‘토리(닭)겹살’, 새우가 주재료이면 ‘에비(새우)겹살’이다. 또 고기를 물에 적시듯 익혀 상추로 싸서 먹는 ‘샤브겹살’, 양고기를 구워 먹는 ‘라무(양)겹살’ 등이 있다.
‘육회’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식당에서는 생으로 채를 썰거나 무쳐서 먹는 음식에 우리나라의 ‘육회(ユッケ)’라는 단어를 그대로 붙이고 있다. 두부 육회, 참치 육회, 아보카도 육회 등이 그 예다.
우리나라는 익히지 않은 쇠고기를 마늘·소금·참기름에 무쳐서 먹는 것만 ‘육회’라 부른다. 반면 일본은 쇠고기가 들어가지 않아도 생으로 먹는 식재료 뒤에 ‘날것’의 의미로 육회를 붙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일본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식당 ‘스키야’에서는 ‘참치육회동’이라는 메뉴를 출시했다. 이는 밥 위에 참치와 매운 고추장, 달걀을 올린 음식이다. 또 해당 식당에는 밥 위에 양념불고기와 김치를 올려 먹는 ‘김치규동’도 있다.
한국 디저트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본 TBS 방송에서는 크루아상을 누룽지처럼 납작하게 눌러서 구워 먹는 ‘크룽지’가 소개됐다. 크루아상은 버터를 넣은 반죽을 겹겹이 쌓아 바삭바삭하게 구운 빵이다.
또 약과‧양갱 등 어르신들이 즐겨 먹던 간식에 빠진 우리나라 젊은층의 ‘할매니얼’ 문화도 소개됐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이들을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다.
앞서 2023년에는 한국 길거리 음식 ‘10원빵’이 일본에서 ‘10엔빵’이란 이름으로 크게 인기를 얻으며 일본 2030세대의 유행 음식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풍 음식이 아닌 한국 식품의 인기도 높다. 닛케이 트렌드가 2023년 12월~2024년 2월 일본의 인스턴트 봉지라면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매출 상위 20개 가운데 ‘농심 신라면’이 1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를 20대로 한정하면 한국 라면의 인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20대 매출에서는 농심 신라면이 1위를 차지하며 산요식품의 삿포로 이치방 라멘을 제쳤다. 또 ▲7위 삼양식품 크림까르보나라불닭 ▲9위 삼양식품 까르보나라불닭 ▲15위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16위 오뚜기 사리면 등도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에 힘입어 유명 F&B 브랜드가 차례로 일본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국의 치킨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4월 시부야에 정식 직영점을 열었다. 당시 줄을 선 행렬이 100m를 넘으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KOTRA 관계자는 “일본 젊은층의 K-Food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전 세대에 퍼져나가며 일본의 먹거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분간 일본에서 4차 한류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 드라마, K-POP, 한국 패션, 한국 여행 등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식문화를 제안하는 마케팅 방식이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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