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내 탓" 반성, 절박한 호소에도... 총선 승리 길 안 보인다

신은별 2024. 6. 13. 15: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6~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데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내 책임"이라고 몸을 낮췄다.

선거 참패 후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그는 "RN이 총선에서도 선전하면 프랑스는 위험해질 것"이라며 공포심도 조장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은 누가 프랑스를 통치하느냐의 문제"라며 "총선이 유럽의회 선거 같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조기 총선 앞두고 
마크롱 '유권자 설득' 기자회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깡봉에서 30일 치러지는 조기 총선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6~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데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내 책임"이라고 몸을 낮췄다. 선거 참패 후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그는 "RN이 총선에서도 선전하면 프랑스는 위험해질 것"이라며 공포심도 조장했다. 그러나 그의 절박한 호소는 오히려 정국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고전하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우 득세, 내 책임" 반성한 마크롱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수도 파리의 파빌리온 캉봉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럽의회 선거에서 RN이 득표율 31.37%를 받으며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14.6%)를 크게 따돌린 데 대해 "내가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신속하고 근본적인 대응을 충분히 하지 못했던 탓이니, 내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반성했다. 일부 계층·지역을 중심으로 표출된 경제·사회적 불안감과 박탈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까닭에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RN에 표심이 쏠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은 누가 프랑스를 통치하느냐의 문제"라며 "총선이 유럽의회 선거 같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의회 다수당에 속한 인사를 총리로 임명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RN에 대한 지지가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RN에서 총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인들은 똑똑하다"며 "정치적 극단에 있는 세력에게 통치 기회를 주는 것이 두렵다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 성향 르네상스에 대한 지지 호소였다.

13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극우 세력에 대한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툴루즈=AFP 연합뉴스

"극우 집권? 프랑스 큰일" 맹공도

마크롱 대통령은 RN의 집권 상황을 가정하며 "여러분의 연금은, 주택담보 대출은, 프랑스의 가치는, 이중 국적 또는 이민 배경을 가진 우리 시민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거듭 물었다. RN의 통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그는 "RN은 여러분의 불안을 해결할 수도 없고, 구체적인 대책도 없다"고도 강조했다.

유권자에게 1시간 30분에 걸쳐 지지를 호소한 기자회견은 그러나 총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마크롱 대통령의 절박함만 보여주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오히려 RN은 또다른 극우 정당인 르콩케트 등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사회당·굴복하지않는프랑스·녹색당·프랑스공산당 등 좌파 정당도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등 똘똘 뭉치고 있다.

르네상스는 보수 정당인 공화당에 손을 내밀고 있지만 공화당마저 내홍을 겪고 있다. 공화당은 'RN과 연대하겠다'고 돌발 발언한 에리크 시오티 당 대표를 12일 긴급 회의를 통해 제명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