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마스의 휴전안 수정사항, 실행 불가능해”...하마스 “수정사항 중대하지 않아”

중동을 방문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하마스가 제출한 ‘3단계 휴전안’ 수정안에 대해 수정사항 일부가 "실행 불가능하다"며 하마스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전쟁이 지속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자신들의 수정사항이 중대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어 가자전쟁 휴전 및 인질교환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에 200기가 넘는 로켓을 퍼부으면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을 방문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마스는 협상테이블에 올려진 휴전안에 수많은 수정사항을 제안했다"며 "일부는 실행 가능하지만, 일부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휴전안이 하마스가 당초 동의했던 것과 일치하는 내용이었다며 "하마스는 ‘좋다’(yes) 라는 한 단어로 화답할 수도 있었지만 수용 가능 범위를 넘어서는 수정 사항을 더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야만적 공격을 가하며 시작된 전쟁이 지속 될 수 있다"며 "하마스가 기존의 요구사항을 고집한다면 전쟁 지속에 대한 책임을 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하마스가 수정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자 하마스도 반발하고 나섰다. 익명의 하마스 관리는 13일 로이터통신에 자신들의 수정사항이 중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인 오사마 함단도 12일 아랍권 매체인 알아라비TV에 출연해 "우리는 중재국들에게 휴전안을 거부한 것은 이스라엘 측이라고 말했다"며 "미국 정부는 영구적 휴전안을 거부하는 이스라엘과 한 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연일 이스라엘군과의 교전 수위를 높이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에 215기의 로켓과 미사일·드론 등을 발사했다. 이는 가자전쟁 발발 이후 헤즈볼라가 하루 동안 이스라엘에 가한 공격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날 공격은 전날 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주아이야에 공습을 단행해 헤즈볼라의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 등이 사망한 데 따른 보복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 측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