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尹정부, ILO 이사회 의장국 맞는 책임과 무게 가져야"

고용장관 "ILO 이사회 의장국 단독 추천…국제사회서 인정"
한국노총 "자아도취 할 때 아냐…노동기본권 바로 세워야"
민주노총 "국제사회, 노조탄압 규탄…정부 책임 선행돼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민주노총이 13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최저임금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대폭인상과 업종별 차등적용 폐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4.06.13.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우리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 의장국 후보로 단독 추천돼 사실상 선출이 유력해진 가운데, 양대노총은 "자아도취에 빠지지 말고 노동기본권을 바로 세우라"고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3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용부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우리 정부가 ILO 이사회 의장국 단독 후보가 됐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한 약자 보호, 사회적 대화, 노동개혁과 관련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우리 정부가 ILO 의사회 의장이 되면 지난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의장을 배출하게 된다. 당시에는 주제네바 대사였던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의장을 지냈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ILO 이사회 의장국이 된 것을 비하할 것도 아니지만 지나치게 의미를 부풀리는 것도 볼썽사납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적 대화가 파탄 나고 노사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게 불과 얼마 전"이라며 "정부가 노동개혁이라며 밀어붙였던 정책들은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총선에서 여당은 참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자아도취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이 ILO 이사회 의장국이라는 위상과 명예에 부끄러운 수준이 아닌지 돌아보고,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등 노동기본권을 바로 세우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노총 역시 "국제적인 인정이 사실인지 살펴봐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5월1일 전국건설노조 양회동 지대장이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분신했고, 국제 노동계는 분노해 노조 국제조직협의회가 정부의 노골적인 국제노동기준 준수 의무 무시와 심각한 노동기본권 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현장실습생의 위험노동으로 인한 청소년 노동권 침해(ILO 138호 협약)에 대한 ILO 전문가위원회의 입장도 부정하며 국제적 망신살을 나날이 뻗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장국으로서의 명예는 그에 걸맞은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르는 것"이라며 "노동 약자와 미래세대를 위한다는 말로 도리어 노조를 탄압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멈추고,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삶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계속되는 노동 탄압을 강하게 규탄하며 정부가 ILO 의장국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역할을 다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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