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확신'에 신중해진 韓·美…"한은도 10월엔 내린다"

김주현 기자 2024. 6. 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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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가 목표치를 향해 내려간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금리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제7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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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창립 제7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류현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물가가 목표치를 향해 내려간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금리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금리 인하를 한차례 단행할 것으로 시사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진다. 연준과 한은은 입을 모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의 확신'을 기다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확신'을 갖고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시기로 10월을 전망한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수준(5.25~5.50%)으로 동결했다. 점도표 상의 올해 말 금리수준(중간값)은 5.1%로 나타났다. 지난 3월(4.6%)과 비교해 0.5%포인트 높아졌다. 연내 금리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줄며 금리인하가 지연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FOMC 직전 발표된 5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3%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시장도 연준의 점도표 변화보다는 유의미하게 둔화한 CPI에 더 무게를 두고 반응했다. 연준의 정책결정에 CPI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FOMC 정책결정문에서도 지난 3월에는 물가와 관련해 "추가 진전이 없었다"고 언급됐지만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향한 완만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는 문구로 수정됐다.

연준이 기다리는 건 물가상승률의 확실한 둔화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1분기 데이터보다 긍정적인 진전을 보였지만 정책 완화 시작에 대한 확신을 얻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보다 보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예측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은도 물가 둔화세에 대한 확신을 갖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제7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상충관계를 고려한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실제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지난 4~5월 두 달 연속으로 2%대를 기록하며 완만한 둔화세를 나타냈다. 다만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5월 들어 오히려 3.2%로 높아졌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상방 위험이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하다"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말하는 '물가 확신' 시점을 CPI 상승률이 2.5%를 깨고 내려가는 시기로 예상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리고 한은은 10월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한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는 연준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안정의 분기점은 CPI 상승률이 2.5%를 깨고 내려가는 시점인 오는 8월로 예상한다"며 "9월에 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10월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다음달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후 통방회의 일정은 △8월 △10월 △11월 등 3차례 남아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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