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프로야구 맞아? 왜 욕을 먹나..." 충격적 실책 속출, 그래도 선수 비난하지 않은 이유
LG 트윈스가 3연패에 빠졌다.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3연전 중 2경기를 먼저 내줬다. 11일에는 4-6, 12일에는 4.5로 각각 패했다. 그런데 과정이 좋지 않았다.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서 실책이 속출했다.
연이틀 홍창기가 흔들린 게 컸다.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LG는 1회에만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무너졌다. LG의 선발 투수는 김유영. 선두타자 이성규가 친 공이 높게 떴다. 우중간 짧은 외야 뜬공이었다. 이 공을 뒷걸음질 치던 2루수 신민재와 우익수 홍창기가 서로 잡으려고 하다가 충돌하고 말았다. 포구에 실패한 사이, 타자 주자는 2루까지 갔다. 공식 기록은 홍창기의 포구 실책. 홍창기의 입술이 터지면서 피가 나 치료를 위해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다음 타자는 2번 안주형. 이번에는 LG의 실책이 한꺼번에 2개나 나왔다. 안주형이 타격 자세를 취하다가 투구 순간 배트를 내리며 번트를 시도했다. 이 공을 잡은 김유영이 1루로 뿌렸는데, 그만 뜨면서 외야로 향하고 말았다. 일차적으로 김유영의 송구 실책. 그런데 외야 파울 라인 밖으로 흐르는 공을 홍창기가 잡으려고 하다가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포구 실책이었다. 이 사이 2루 주자는 물론, 타자 주자 안주형까지 득점했다. 0-2. 삼성이 초반부터 LG의 기선을 제압한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LG는 2사 후 김영웅의 1루 방면 타구를 오스틴이 백핸드 캐치를 시도하다가 실책을 범했다. 1회에만 4실책을 범한 LG는 결국 4-6으로 패했다. 홍창기는 12일 삼성전에서도 4회 김영웅의 뜬공을 펜스 근처에서 잡으려다가 놓치고 말았다. 글러브에 들어갔다고 공이 빠졌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염 감독은 "주루코치는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직선타가 나올 때 아웃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걸 선수들이 왜 모르나.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인식을 시키는 것이다. 수비 코치도 마찬가지다. 매일 경기를 하기 전에 콜 플레이를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까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기술적인 부분도 아니고,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완전 기본이다. 이 기본을 누가 안 지켰나. 선수가 잘못한 게 아니라, 저와 우리 코치들이 잘못한 것이다. 까먹지 않고 경기 전 말을 했다면 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염 감독은 "간과하지 않고 기본을 이야기하는 게 코치와 제가 할 일이다. 매 경기 전 미팅을 한다. 전력 분석 후 짧게라도 '콜 플레이' 등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주지시키지 않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 그래서 계속 까먹지 않게끔 정신적으로 훈련을 시켜야 한다. 매일 경기를 하니까, 버릇처럼 이야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이 예로 든 건 부모가 아이에게 늘 하는 말이었다. 염 감독은 "아이가 등교할 때 부모들은 뭐라고 하나. '차 조심해라. 차 조심해라' 이야기하지 않나. 그게 곧 세뇌를 시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머리에 세뇌를 시키는 게 코칭이라는 것이다. 근데 지금 몇 번째인가. 반복돼서는 절대 안 된다. 선수 잘못이 아닌 저와 코칭스태프의 운영 잘못이다. 그것 하나만 했어도 어제 경기에서 1회부터 김새지 않은 채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팬들이 봐도 '저게 프로야구냐' 할 것이다. 왜 욕을 안 먹을 수 있는데 욕을 먹나. 훈련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기본이 되는 건 매일 코치가 선수들한테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구=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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