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시장, AI시장의 17배… "AI 반도체 자금·수요창출 지원 절실"

황국상 기자 2024. 6. 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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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에서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주최로 열린 '제2차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 현장. 왼쪽부터 정윤석 리벨리온 전략총괄, 김정욱 딥엑스 부사장,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현대원 포럼 공동의장, 윤두희 과기정통부 과장, 오윤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반도체·AI PM / 사진제공=KAIT

AI(인공지능) 패권경쟁의 핵심에 있는 AI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제 혜택, 초기시장 창출 지원 등 구체적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주최로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 서울강남에서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차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 참가한 국내 AI 반도체 개발사 관계자들은 AI 반도체 관련 구체적 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정윤석 리벨리온 전략총괄은 "미국이 굉장히 부러운 게 오픈AI 같은 기업이 전방시장을 이끌고 반도체 개발사와 같은 후방 업체와 끈끈하게 (반도체) 제품을 미리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예전 엔비디아의 매출이 지수함수적으로 성장한 것도 주변 생태계가 같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체를 빨리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는 후방에 파운드리와 메모리가 있다"며 "전방에서도 오픈AI급은 아니더라도 좋은 업체들을 육성해주시면 5년 뒤 (우리나라가) 더 빨리 갈 수 있는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 "금액으로든 펀딩으로든 세제 혜택이든 도움을 주시면 더 큰 그림으로 보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엔비디아도 예전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김정욱 딥엑스 부사장은 "반도체 개발사들은 제품이 만들어졌을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팹(생산공장)을 써야 하고 그냥 싼 팹이라고 쓰는 게 아니기에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며 "저희가 5나노팹에서 MPW(멀티프로젝트 웨이퍼)로 칩을 생산하려 할 때 적어도 150억원에서 3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저희가 투자를 많이 받았다고는 하지만 팹리스 회사(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는 한 번 실패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까지 처할 수 있다"며 "팹리스 기업들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선행 공정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13일 오전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 서울강남 호텔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 인사이트 포럼'에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자사의 AI칩을 선보이며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초기 시장 창출 관련한 지원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AI칩을 선보이며 "이 실리콘 하나에 40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다"며 "지금까지 이 실리콘에 투자된 R&D(연구개발) 자금이 약 2000억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2000억원을 들여 제품을 만들면 매출이 최소한 5000억원에서 1조원이 나와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게 된다"며 "1조원 매출이라고 해봐야 전체 시장의 0.8~0.9%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단계까지 간다면 다시 한 번 스케일을 키워야 한다"며 "북미, 중국, 동남아, 유럽 등 모든 시장에서 AI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힘을 합쳐서 (시장 개척을) 계속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윤두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정책과장은 "과거 이동통신 분야에서 전 세계가 GSM(시분할 다중접속 일종)으로 갈 때 한국은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기술로 이동통신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경험이 있다"며 "AI 반도체에서도 비슷한 트렌드로 갔으면 좋겠고 그렇게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했다.

윤 과장은 "여러분들이 열심히 불철주야 기술 개발해서 좋은 성능의 제품을 만들어주시면 정부가 수요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겠다"면서도 "저희가 대량의 보조금을 반도체 회사에 드릴 역량은 안된다. 과기정통부가 선제적으로 R&D에 투자해서 훌륭한 핵심 인재를 잘 양성하면 한국이 훌륭한 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최재유 포럼 공동의장(전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는 모든 산업과 공급망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AI 모델 매출이 30억달러인데 엔비디아 반도체 구입비용은 500억달러에 이르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그는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반도체 전쟁을 펼치고 있다"며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와 인공지능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동시에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관이 원팀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AI 반도체 권위자인 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석좌교수는 'AI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AI 반도체 기술 흐름과 미래 방향을 소개하고, "AI 반도체가 인간의 뇌신경을 모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로 진화할 것"이라며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뉴로모픽 반도체 기술 확보와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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