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깔린 아마존 부족, 포르노 중독” 가짜뉴스에 원주민 성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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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궤도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개통된 아마존의 한 부족이 인터넷 개통 뒤 음란물에 중독됐다는 '가짜뉴스'가 미국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자 처음 기사를 작성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부족 사람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부족은 '포르노'(음란물)에 중독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미국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아마존 마루보족의 포르노 중독'에 대한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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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보족 “우리 자율성 무시한 편향적 생각 반영”
최근 저궤도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개통된 아마존의 한 부족이 인터넷 개통 뒤 음란물에 중독됐다는 ‘가짜뉴스’가 미국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자 처음 기사를 작성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부족 사람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부족은 ‘포르노’(음란물)에 중독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미국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아마존 마루보족의 포르노 중독’에 대한 기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뉴욕타임스는 “인터넷의 마지막 개척지: 아마존 오지 부족”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마존에 사는 마루보족 사람들의 일상이 지난해 9월 인터넷이 개통된 뒤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2000여명의 마루보 부족 사람들이 마을끼리 연락을 주고받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일부 사람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외부와의 교류로 대대로 지켜온 고유의 문화가 무너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10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룹 채팅을 주고받으며 음란물을 보는 경우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기사가 보도된 뒤 뉴욕포스트 등 일부 매체들은 뉴욕타임스를 인용해 “마루보족 사람들이 포르노에 중독됐다”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의 취지를 왜곡해 재확산하기 시작했다. 그 뒤 이런 제목의 기사는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누리집에 올라왔다. 미국 연예매체 티엠제트(TMZ)는 “부족의 스타링크 연결은 포르노 중독으로 이어졌다”는 직설적인 제목을 달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제목의 기사는 영국, 독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인도, 튀르키예, 멕시코 등 전 세계로 퍼졌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를 조롱하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처음 기사를 작성한 잭 니카스 뉴욕타임스 기자는 이날 “마루보족 사람들은 포르노에 중독되지 않았다”며 “(취재를 간) 숲 속 마을에서는 그런 일을 보지 못했고 뉴욕타임스의 기사에서도 그런 사실을 암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기사 내용을 왜곡한 누리집 대부분이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재가공해 온라인에 올리고 있고 이들은 종종 광고를 팔기 위해 기사에 선정적인 제목을 붙인다고 지적했다.
마루보족 사람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마루보족 부족장이자 스타링크 개통을 주도한 에녹 마루보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며 우리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무시하는 편향적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변호사이자 원주민 권리 활동가인 엘리시오 마루보는 뉴욕타임스에 “인터넷의 또 다른 위험성을 보여줬다”며 “인터넷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지만, 많은 도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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